만나고 싶었습니다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질문1. 안녕하세요? 서울공대 독자분들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79학번으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설계학과를 1983년에 졸업하고, 현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 중인 이동욱입니다. 86년에 같은 과에서 석사를 했고, 95년에 박사 학위도 취득하였습니다. 지난 40여 년간 국내외 건설기계 산업 현장에서 기술 개발과 경영에 몸담아 왔으며,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기술과 사람,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연결하는 역할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질문2. 서울공대 재학 시절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으시다면? (학교 생활, 경험, 동아리 활동, 은사님 등)
제가 서울공대에 재학하던 1979년부터 1983년은 우리 사회 전반이 무겁고 암울한 분위기 속에 놓여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자유로운 표현이 제한되고, 청년으로서 느끼는 답답함과 고민이 컸던 만큼, 자연스럽게 저 또한 전공 공부보다는 사회적 현실에 더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쏟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서울공대는 지적 자극과 사람에 대한 배려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의 토론, 공동체적인 연대감, 그리고 무언의 격려로 학생들을 지켜 주셨던 교수님들의 존재는 지금 돌이켜봐도 큰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학부 시절에는 깊이 있는 전공 공부에 충분히 몰두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후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기계공학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고, 연구를 통해 기술이 세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늘 따뜻한 미소로 학생들을 대하시고 공학도로서 자긍심을 일깨워 주신, 안타깝게도 지금은 고인이 되신 염영하 선생님께 깊은 감사와 그리움을 전합니다. 또한, 저를 현재의 회사에 추천해 주시고, 늘 진심 어린 격려를 보내주셨던 이장무 선생님, 박사과정 시절 학문적 방향뿐 아니라 인생의 태도까지도 가르쳐주신 신효철 선생님께도 특별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저의 기초를 다져 주시고 지금의 제가 있게 해 주신 기계공학부의 모든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질문3. 맡고 계시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HD현대의 3대 핵심 사업 중 하나인 건설기계 부문의 중간 지주회사로서,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계열사들이 R&D, 구매, 글로벌 영업 전략 등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독자 사업 분야로 산업 차량과 건설기계용 컴포넌트 제조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중 기술 부문을 총괄하고 있으며, 그룹 전체 건설기계 사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건설, 자율화, 전동화, 친환경 기술과 같은 미래 기술이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되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기술을 통해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제 가장 큰 사명입니다.
질문4. 건설기계에도 AI가 적용되며 산업 전반에 큰 변화와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데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목표나 비전은 무엇인가요?
건설기계 산업은 지금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전통적인 중장비 중심 산업이 AI, 자동화, 전동화, 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으며,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저희 기술 부문은 장비 자체의 성능 향상을 넘어서, 스마트 건설 현장 전체를 통합적으로 연결하고 최적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율 작업 시스템, 3D 정밀 측량 기반의 현장 분석,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전동 장비 기술 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며, 환경에도 책임을 다하는 건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저희의 비전입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기술 중심 혁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술, 환경, 사람 사이의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해 '스마트하고 책임 있는 미래 건설'을 현실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질문5. 40년 가까이 한 분야의 기술 개발을 이끌며 전문가로 성장하신 사장님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진로를 고민하거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서울공대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공학을 전공하고, 산업 현장에서 40여 년을 일해 온 입장에서 후배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절대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항상 호기심과 창의력을 잃지 말라는 것입니다.
기술은 멈추지 않습니다.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기존 기술에 안주하기보다는, 기존의 가치를 더 높이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과감히 현장에 적용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창출된 수익을 다시 기술 개발에 재투자함으로써, 지속적인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학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Sustainability, 즉 지속 가능성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학도는 단순히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기술이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균형까지 고려하는 구조 안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사명입니다.
어떤 진로를 선택하든, 그 중심에 "기술로 세상을 더 낫게 만들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면, 여러분의 길은 언제나 의미 있고 강할 것입니다. 서울공대에서 배운 도전 정신과 깊이 있는 사고가 여러분의 가장 든든한 자산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