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칼럼

만나고 싶었습니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 남민우
사진1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 남민우
Q. 안녕하세요? 서울공대 독자분들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기계과 80학번 38회 졸업생 남민우입니다. 전라북도 익산에서 태어난 저는 가난한 시골 삶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어릴 때부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다행히 공부에 소질이 있었고, 특히 이과 영역에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전주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저는 서울로 상경하는 것이야말로 유일한 출세의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끊임없는 노력 끝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에 합격하게 되었고, 그동안 억누르고 있었던 호기심을 마음껏 발휘하며 공부했습니다. 다양한 수업과 실습을 통해 경험을 쌓고, 나만의 지식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졸업 후 대우자동차에 입사하여 처음 몇 년은 개발과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활기차고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느끼며 대기업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인생 역전은 불가능함을 깨닫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갈망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두 곳의 중소기업으로 이직하였지만, 열악한 중소기업 환경에서는 꿈꾸던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생존에 급급한 업무에 점점 더 내몰렸습니다. 대기업으로 다시 돌아갈 기회는 많았지만, 참고 견디면서 앞으로 나아가며 도전할 기회를 찾기로 결정하였고, 저만의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창업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며 사업을 성장시켜 나갔습니다. 지금은 저만의 사업을 통해 소중한 경험과 성취감을 얻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꿈을 향한 도전과 희망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총괄하고 계시는 다산네트웍스의 주요 사업 분야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희는 네트워크 장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국내 기업 공공 시장을 대상으로 인터넷 통신 장비를 개발하고 판매하며, 자동차 전장용 통신 솔루션과 광케이블 등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장비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화물 운송, 보관, 포장, 택배 발송 등 물류 서비스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제3자 물류 서비스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산네트웍스 Show Room에서
사진2 다산네트웍스 Show Room에서

하지만 저희의 사업은 네트워크 분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저희 다산그룹은 의류 판매 및 제조,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석영 부품 사업, 글로벌 제과 수입 및 유통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 부품, 공랭식 열교환기, 발전소 및 플랜트의 증기 복수기, 전자파 차단 소재 등 특수 소재 제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저희는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연구 개발과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성장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의 결과입니다. 앞으로도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 벤처 1세대로서 30년 넘게 회사를 이끄시면서 여러 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신 회장님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A.

4전 5기의 여정

1991년, 3천만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서 저는 '코리아 레디 시스템'이라는 작은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당시에는 소프트웨어를 수입하여 판매하는 개인 회사였죠. 한 달 운영비가 500만원이었던 상황에서, 6개월이면 회사의 생존 여부가 결정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초기에는 계획처럼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되진 않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소프트웨어를 바로 판매하는 대신, 유료 교육과정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기로 했습니다. 제 교육은 인기 만점이었고, 그로 인해 얻은 수익으로 회사의 생명줄이 6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저는 '다산기연'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자동차 장비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다산기연은 현재 글로벌 통신 장비 기업으로 성장한 다산네트웍스의 전신이며, 다산 그룹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2000년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사진3 2000년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하지만 1997년 말, IMF 외환 위기가 닥쳤습니다. 창업 후 한번도 손실을 낸 적이 없었던 저희 회사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연매출 50억원, 직원 30명 규모의 탄탄한 기업이었지만, IMF 외환 위기라는 거센 파도 앞에서는 무력했습니다.

특히, 미국 마이크로텍에 지불해야 할 제품 대금이 급격한 환율 변화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회사를 위협했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저는 두 가지 제안을 가지고 미국 실리콘밸리로 직접 향했습니다.

첫 번째 제안은 지급 기한을 6개월 무조건 유예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 제안은 마이크로텍에서 용역 개발을 하고 그 대가로 제품 수입 대금을 상환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마이크로텍은 저의 제안을 수락해주었고, 저는 12명의 엔지니어와 함께 미국에서 직접 제품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1999년 말, 환율이 안정되면서 회사의 달러 부채도 모두 상환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저희 회사는 KT에 맞춤형 사양으로 세계 최초의 리눅스 기반 라우터 제품을 개발 공급하여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고, 2000년에는 코스닥에도 입성했습니다.

2001년, 인터넷 버블 붕괴는 우리 회사에 엄청난 타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순식간에 코스닥 주가와 매출은 폭락하고 흑자 회사에서 적자 회사로 전락했습니다.

이후 지속된 적자 행진은 회사를 위태로운 상황에 몰아넣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며,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선택했습니다.

당시 저희는 기존 시장에만 안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과 공공 시장 진출을 결심했습니다. 당시 시장은 이미 시스코라는 글로벌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었지만, 저희는 끊임없는 노력과 영업을 통해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KT의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 대량 공급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회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4년 지멘스 임원들과 함께
사진4 2004년 지멘스 임원들과 함께

2004년에는 사업 지속성 위기와 투자 유치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L3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 국산화와 IP-DSLAM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특히, 최저가 입찰제와 같은 불공정한 거래 관행과 공급 업체 간 과도한 경쟁은 저희 회사의 수익성을 악화시켰습니다. 결국 2001년부터 시작된 적자 행진은 3년간 지속되었고, 심각한 현금 부족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저는 지멘스와의 합작회사 설립을 결정했습니다. 합작회사는 지멘스가 원하는 IP-DSLAM 장비와 기술을 확보하고, 다산의 IP 장비 기술력을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멘스에 합작회사 설립 대신에 다산에 1억 불을 투자해 주면 경영권을 양도하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경영권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회사를 살리는 마지막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IP DSLAM 장비와 함께
사진5 IP DSLAM 장비와 함께

결국 저는 경영권을 포기하고 2대 주주로서 전문 경영인으로 거듭났습니다. 이후 지멘스와의 협력을 통해 IP-DSLAM 장비를 유럽 시장에 지멘스 브랜드로 출시했습니다.

또한, KT에 대한 FTTH(광 인터넷 장비) 장비와 IP-TV 최대 공급자로 선정되면서 매출과 영업 이익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2007년, 노키아와 지멘스는 유선 및 무선 사업부를 합병하여 '노키아 지멘스 네트웍스(NSN)'라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했습니다. 당연히 저희 다산도 자동적으로 NSN의 계열사로 편입되었습니다.

사업적으로, 재무적으로 안정화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2008년 NSN의 경영권을 인수한 노키아는 저에게 다산을 다시 인수해가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과거의 어려움이 떠올랐지만, 고민 끝에 저는 이 제안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NSN과의 결별은 저희에게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직후,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로 인해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저희는 비상 경영을 실시했습니다. 약 3분의 1에 달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 유급 휴직을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임직원들을 해고하는 대신 급여의 70%를 지급했습니다.

2009년 하반기에는 환율이 안정되고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서 유급 휴직자들을 모두 복귀시켰습니다.

이후 국내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 기회를 잡았습니다. 특히, 일본 소프트뱅크에 GPON 기반 모바일 백홀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렇게 4전 5기를 통해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는 꿈과 도전으로 회사를 이끌었고,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다산이라는 이름으로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Q. 창업을 꿈꾸는 서울공대 학생들이 많은데 후배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다면?
A.
청년이여, 기업가 정신으로 도전하라!
사진6 청년이여, 기업가 정신으로 도전하라!

졸업 후에는 대기업에 취직하여 안정적인 삶을 살아왔지만 6년 후, 저는 평범한 회사 생활에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그때 저는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습니다. 당시 저는 30세였고, 두 아이를 둔 아버지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제 결정을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꿈을 향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작은 회사를 설립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저는 제 회사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대기업 생활 6년 동안 배우지 못했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이제 서울공대 학생들에게 창업을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창업은 쉽지 않지만, 인생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창업을 통해 여러분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고, 인생 최고의 경쟁력을 기를 수가 있을 것입니다.

창업은 인생 최고의 대학

저는 6년 동안 대기업에서 일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 2년 동안 일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창업 1년 동안은 제가 이전의 모든 경험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던 기간입니다.

창업은 단순히 사업을 하는 것을 넘어, 세상과 인생의 모든 것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창업을 통해 여러분은 리더십, 문제 해결 능력, 의사 소통 능력 등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닥치고 창업하세요(닥창)

만약 여러분이 인생 역전을 꿈꾼다면, 지금 바로 창업에 도전하세요. 창업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창업 경험은 여러분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실히 바꿔 줄 것입니다.

창업은 인생 최고의 대학이며, 여러분에게 인생 최고의 경쟁력을 길러줄 것입니다. 지금 창업에 도전하는 여러분이 바로 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창업에 정답은 없다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사례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지금 현재 진행형입니다. 책이나 강연에서 접하게 되는 성공 사례는 참고하는 정도로만 활용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의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여러분만의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창업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저는 서울공대 학생들이 꿈을 향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다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앞날에 행운을 빌며, 언제나 응원합니다.

Q. 서울공대 학창 시절 기억에 남는 추억이나 은사님이 계신가요?
A.

제가 관악 캠퍼스에서 공부하던 80년대는 어둠과 혼란의 시기였습니다. 계속되는 반독재 민주화 시위로 학교는 시끄러웠고 많은 학생이 방황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지도 교수님이셨던 유정열 교수님과 기계과 학과장님이셨던 김응서 교수님의 학생 사랑과 지도 편달은 자칫 어긋날 수도 있었던 저를 포함한 많은 학생의 인생 행로를 바로잡아 주신 기억이 생생합니다.

Q. 마지막으로 서울공대 동문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오늘 이렇게 웹진을 통해 여러분과 인사를 나눌 기회를 얻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저는 30년 넘게 사업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앞서 길을 닦아 놓으신 선배님들과 저에게 큰 도움을 베풀어준 동료, 후배들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회 각 분야에서 일하시며 성취를 이루신 서울공대 동문 여러분들을 보며 언제나 서울공대 동문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서울공대 동문들이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지금 우리가 누리는 정도로 이룰 수 있었을까요?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가 오늘과 같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국가 및 각종 산업계에서 중책을 맡아 현장에서 발로 뛰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우리 나라를 비롯 전 세계의 과학 및 산업을 이끌고 계심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건투를 빌며, 선배님들에게 받은 은혜를 후배들에게 베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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