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연구소식

신기술 동향

친환경 선박 및 대체 연료 기술 동향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임영섭 교수

들어가는 글

임영섭 교수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가 국제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규제를 도입하고 그 목표를 지속적으로 강화함에 따라 친환경 탈탄소 선박 기술들은 이제 조선해양 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기술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수년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선박 및 대체 연료 기술들과 핵심 쟁점을 소개한다.

선박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IMO GHG 전략)

국제해사기구,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는 공해를 항해하는 선박의 법률, 환경, 안전 등 다양한 이슈를 논의하는 UN 산하 전문 기구로, 국제 항해 선박은 모두 IMO에서 채택한 협약 및 규제의 영향을 받게 된다. 2023년 IMO는 2023 IMO 온실가스 전략을 채택하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기존의 2050년 50% 감축에서 2050년 넷제로(net-zero), 즉 순 탄소 배출량 0으로 크게 상향하였다.1) 이미 EEDI(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 CII(Carbon Intensity Indicator) 등 다양한 온실가스 규제가 도입되었고, 향후 더 강화된 규제들의 추가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존 화석연료 기반 선박들이 더 이상 운항하기 어려운 미래가 예상되면서 조선해양 산업계는 유례 없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그림1 IMO 온실가스 전략 개요2)

선박용 친환경 대체 연료 현황

탄소 기반 화석연료를 벗어나기 위해서 친환경 대체 연료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수소, 암모니아, 바이오 연료 및 e-연료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기존의 대체 연료 온실가스 배출 평가 방식은 TtW(Tank-to-Wake), 즉 연소 단계의 온실가스 배출량만을 평가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LCA(Life-Cycle Assessment) 기반 WtW(Well-to-Wake)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확장 평가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 즉 향후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그레이 수소나 그레이 암모니아의 경우 친환경 대체 연료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그린 수소나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과 결합한 블루 수소 정도만 대체 연료로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2 연료별 WtW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 추정값2)

수소의 경우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보조 추진 시스템 및 액화수소 수송선에 관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수소연료전지는 수십MW까지 요구되는 선박 출력에 이용하려면 효율적인 스케일업의 문제가 남아 있으며, 액화수소의 경우 상압 -253℃의 극저온이 요구되어 기존보다 향상된 단열 성능을 가지는 진공 단열 저장 탱크의 상용화 기술이 필요하다.

암모니아의 경우 암모니아 추진 엔진의 상용화가 목전에 있으며, 저장 조건이 상압 -33℃ 수준으로 수소보다 수월하여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수백ppm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독성으로 인하여 누출 방지 및 제거에 관한 안전 기술의 보완이 필요하다.

바이오 선박유 실증도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바이오 연료의 경우 직간접 토지 이용 변화(LUC, Land Use Change)를 반영한 전과정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하는 경우 화석연료와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거나 더 불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어 왔으며, IMO에서도 화석연료 대비 65% 이상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를 저감한 경우에만 바이오 연료로 인정하겠다는 임시 지침을 발표함에 따라 향후 친환경 선박 연료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비식용 작물이나 폐기물로부터 생산된 바이오 연료가 필요할 수 있는 상황이다.

e-연료와 같은 합성 친환경 연료 기술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나, 그린 수소와 재생 이산화탄소를 기반으로 합성되어야 한다는 특징에 따라 낮은 가격의 그린 수소 상용화 달성 및 재생 이산화탄소 포집원 확보가 된 이후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선상 탄소 포집 및 저장 시스템(OCCS) 기술 현황

대체 연료가 단기간에 선박 연료로 활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존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을 선박에 적용하는 선상 탄소 포집 및 저장(OCCS, Onboard 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도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기술 중 이산화탄소 연소 후 포집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화학적 흡수제를 이용한 방법이 선박 추진 시스템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적용이 가능하여 가장 많이 고려되고 있다.

그림3 선상 이산화탄소 포집 시스템 개요3)

다만 육상과는 달리 해상 상황에 따라 움직임이 큰 선상에 설치되어야 하는 점, 선박 레이더 간섭으로 인하여 흡수탑 및 재생탑 높이에 제약이 있는 점, 선상 배치 및 저장 공간에 제약이 있는 점, 선박 배기가스 내 낮은 이산화탄소 농도로 인한 비용 부담 등으로 실증 및 성능 평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아직은 IMO에서 OCCS 관련 규정이 부재한 상황이나, 현재 MEPC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 중으로 머지않은 미래에 관련 규정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4)

또한, 선상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한들 궁극적으로 이를 하역하여 활용처 또는 저장소로 보낼 수 있는 기반 시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OCCS 기술을 실제 적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OCCS 기술의 상용화 도입을 위해서는 현재 노르웨이 북극광(Northern lights) 프로젝트와 같이 국가 간 이산화탄소를 수송 주입하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필요성이 있다.

결론

기후변화로 인한 온실가스 저감 문제가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름에 따라,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도 국제적인 규제를 따라야 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 IMO의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대체 연료 기술이 논의되고 있으며, 선상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과 같은 징검다리 기술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심화되는 기후변화 문제와 함께 친환경 선박에는 더욱 다양한 기술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박과 해양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기존 육상 시설에 적용되던 기술을 그대로 선박에 탑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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