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칼럼
산호섬 미야코지마
기고자. 전효택 (에너지자원공학과 명예교수·수필가)미야코지마(宮古島, Miyako island)는 미야코섬(島)이라는 뜻이며, 일본 오키나와현에 속한다. 오키나와에서 남서쪽 300㎞에 있고, 미야코섬 서쪽 320㎞에 대만이 있다. 인천공항에서 남쪽으로 두 시간 반 비행 거리이며, 우리와 시간 차이는 없다.
면적은 204㎢로서 서울시 전체 면적의 1/3 정도이며, 인구는 5만 3천 명 정도이다. 북위 25도 위치여서 연중 온화하다. 금년 5월 국내 항공이 처음 취항하여 잘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다. 여행에 해박한 지인 소개로 지난 6월 중순 방문했다.
미야코섬은 주위로 작은 3개 섬(이라부, 이케마, 쿠리마)과 바다를 가로지르는 긴 다리로 연결되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북서쪽에 이라부섬과 이라부 대교(길이 3,540m, 2015년 개통)로 연결된다. 길이가 3.5㎞에 달하는 이 다리는 아치형을 보이며, 이 섬에 인천공항과 연결되는 시모지시마(下地島) 공항이 있다. 북쪽 끝에 있는 이케마섬과 이케마 대교(1,425m, 1992년 준공)로 연결되며, 남서쪽에서 쿠리마섬과 쿠리마 대교(1,690m, 1995년 개통)로 연결된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50여 분 가는 동안 섬에서 흔히 보이는 언덕이나 산악이 없는 평평한 지형이고 도로 주변으로 농작물 경작지만 보여서 특이하다 했다. 숙소 해안가에서 보이는 암석 노두들과 하얀 자갈 조각들을 보고야 이 섬이 산호섬임을 알게 되었다. 아직 대중교통은 없어 걷거나 승용차로 이동해야 한다. 주요 산업은 농업(사탕수수, 담배, 망고 등)과 관광업 및 주조업, 화학공업이다.
내가 3박 4일간 묵은 숙소는 미야코섬의 최남단 해안에 있는 시기라(Shigira)리조트의 Allamanda Imgya Coral Village로서 각각 독립된 단층 가옥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기라 리조트는 세븐 마일즈(Seven miles)라고 해서 해변을 따라 휴양 시설이 약 11㎞에 걸쳐 조성되어 있다. 늦은 오후 숙소 옆 해변 숲길을 산책했다. 숲길 오솔길은 울창하고 분위기가 좋았으나 문제는 커다란 거미와 거미줄이었다. 첫날 밤은 구름이 끼어 달도 부옇고 주변은 칠흑 같은 어둠이어서 기대한 별 보기는 어려웠다.
첫 해수욕은 숙소 주변의 시기라 비치에서 했으며 작은 규모의 비치이다. 맑고 푸른 수면으로 파도도 별로 없다. 아이를 데리고 있는 젊은 관광객을 셀 수 있을 정도로 한산하다. 관광 시즌 대낮임에도 붐비지 않음은 아직 이 섬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이리라. 숙소 주변 고급 리조트 연못에서 대형 거북이를 양식하고 있다. 먹이 주는 오전 일정 시간에 연못가로 갑자기 나타나는 거북이 떼를 볼 수 있다.
전망이 좋은 쿠리마(Kurima) 리조트의 Seawood 호텔 부속 일본식 식당(K Kissho Kurimajima)에서 점심을 했다. 이 리조트는 쿠리마 섬의 북쪽 해안가에 위치하며 해안을 끼고 계단식으로 지어진 단독 주택들을 숙소로 제공하고 있었다. 도로를 단장하는 진한 청색이 바다와 잘 어울려 보였다. 쿠리마 대교가 잘 보이는 모래사장 비치에서 한낮의 해수욕을 즐겼다. 에메랄드색의 바다와 한가한 모래사장이 인상적이었다.
미야코섬의 북쪽 끝에 있는 설염(雪塩) 가게를 방문했다. 작은 매장과 교실에서 관광객을 위한 강의와 실습으로 이 소금 제품의 특성과 건강상의 장점을 홍보하고 있었다. 이케마 대교를 지나 이케마섬 마을을 지났다. 전형적인 어촌으로 해안가에서 모래사장과 특히 산호 노두를 잘 볼 수 있었다.
미야코섬 북단 서해안에 해중(海中)공원이 있다. 지상에서 해저 터널 공간으로 내려가면 29.6m × 5m 공간, 즉 150㎡ 공간에 대형 창문이 20개 있다. 이 창문으로 해저의 다양한 색상의 열대어들을 관찰하는 자연 해양 수족관이다. 지상에는 산책하는 공원과 카페, 식당이 있고 해발 91m의 전망대와 주변에는 비치도 있다. 해중공원 주변 비치 입구의 안내판에는 우리 한글로 '조심하자', '해변 이용에 관한 주의 사항'이 보인다. 작은 모래사장 해변이나 여전히 한가했다.
이라부섬 시모지시마 공항 부근에는 도리이케가 있다. 이케는 지(池), 연못이라는 의미이다. 두 개의 맞닿은 연못이 천연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동북쪽 연못은 직경 약 55m, 수심 약 25m이고, 남서쪽 연못은 직경 약 75m, 수심 약 25m이다. 폭 10m 크기의 석회암 동굴로 바다와 통하고 있으며. 조수 간만의 차이에 따라 수심이 변한다.
공항 옆으로는 빼어난 산호 해변과 산책길이 있다. 공항으로 들어오는 항공기가 멀리 점으로 보일 때부터 사진 촬영을 시작하였는데 순식간에 착륙하고 있었다.
금년 6월 중순 3박 4일간의 짧은 미야코섬 방문이었다. 조용한 산호 비치와 멋지고 가지런한 해안가의 숙소, 미야코섬과 3개의 작은 섬으로 바다를 가로지르며 연결되는 긴 다리, 소금 상품점, 해중공원, 대형 거북이 양식, 공항 근처의 멋진 산호 해안과 산책길, 신비한 바다 연못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다. 다음에는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에 이 한가한 섬을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