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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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기반 지능형 R&D 기획평가 시스템
기고자.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디지털전략본부 한종석 연구위원1. 서론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시점에 세계는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신냉전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외교, 안보, 기술이 일체화되며 기술 안보라는 용어가 일상화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은 반도체, 배터리, AI, 로봇, 양자, 바이오 등 미래 시장에서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기술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22년 기준 112조 원, 정부 예산 26조 원을 R&D에 투자하며 세계 5위 규모, GDP 대비 5.21%, 세계 2위로 국가 규모 대비 큰 예산을 R&D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미래 시장을 열어갈 기술이 무엇인지를 기획하고 평가해 세계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경쟁력 있는 연구 주체(산, 학, 연)를 잘 선정하는 일이 핵심이다. 본고에서는 논문, 특허, 무역, 시장, R&D 과제, 기업 등 다양한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하여 과학적인 기획과 평가를 지원하기 위한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빅데이터 기반 지능형 R&D 기획평가 시스템인 ROME(R&D Open Meta-data Exploring) 플랫폼을 소개하고자 한다.
2. ROME(R&D Open Meta-data Exploring) 플랫폼
우리는 많은 경우 각종 업무용 정보를 구글링으로 획득한다. 그러나 R&D 기획과 평가를 위해 필요한 논문, 특허, 시장, 무역, 기업, R&D 과제 등의 전문적인 정보는 구글링으로 찾을 수 없고 관련 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 서비스 등에 접근해야 일부 확보 가능하다. 따라서 각 전문 기관에 흩어져 있는 전문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으고 빅데이터 분석 기능을 제공하여 R&D 관련 기획과 평가를 ONE Platform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 ROME 플랫폼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격언에서 모티브를 찾아 R&D 관련 기획 평가 등의 모든 업무를 여러 사이트를 전전하지 않고 ROME 플랫폼 한 곳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ROME 플랫폼은 논문, 특허, 시장 정보 등 빅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D-ROME(Data ROME)과 이들 데이터를 이용하여 R&D 평가 업무를 지원하는 평가 지원 플랫폼인 E-ROME(Evaluation ROME), 그리고 R&D 기획 업무를 지원하는 플랫폼인 P-ROME(Planning ROME)으로 구성된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Data ROME)
Data ROME은 KISTI에서 국내외 논문 정보, 특허정보원에서 국내외 특허 정보. NTIS에서 국가 R&D 과제 정보, WTO·UN Comtrade와 관세청에서 무역 정보, KoData에서 기업 정보, 언론재단에서 언론 정보 등 R&D 기획, 평가 등에 필요한 약 2억2천만 건의 유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사회 연결망 분석(SNA)과 키워드 유사도 분석(NLU)을 통해 유용한 분석 결과를 E-ROME과 P-ROME에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평가 지원 플랫폼(Evaluation ROME)
Evaluation ROME은 전문 평가위원 추천 기능 및 객관적, 전문적, 스마트 평가를 위한 디지털 평가 노트 기능으로 구성된다. 평가위원 추천 모듈은 평가위원 풀에서 평가위원의 특허, 논문, 과제 수행 이력 등 기술적 정보 데이터를 DB화하고, 평가 과제들을 데이터 마이닝해 DB화한 후 유사도 분석을 통해 평가 과제와 가장 기술적 유사도가 높은 평가위원을 자동으로 추천하여 평가위원의 전문성을 제고한다. 또한 온라인 평가를 가능하게 하여 우수 평가위원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 때문에 평가에 참여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
디지털 평가 노트는 ①과제 평가를 위한 피평가기관들의 핵심 정보 요약 비교, ②피평가기관들의 보유 특허, 논문, ③정부 R&D 과제 수행 이력, 평가 결과 및 성과, ④기업의 경우 신청 기업의 재무 정보(매출, 영업이익, 부채비율 등), 업종 평균과 비교, ⑤신청 기업의 혁신 역량 진단(R&D 투자 비중, 보유 특허 등) 유사 기업군과 상대 비교 등의 정보를 평가위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평가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제고한다.
기획 지원 플랫폼(Panning ROME)
Planning ROME은 ①기획 전문가들이 플랫폼상에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는 공동 협업·커뮤니케이션 기능 ②기획 아이디어 수요조사, 기획 내용에 대한 공청회, 인터넷 공시 등 대국민 참여 및 의견 수렴 기능, ③특허, 무역 정보, 국가 R&D 지원 정보, 시장 정보, 기업 정보 등의 분석을 통한 투자 전략 수립, 사업 기획, 과제 기획 기능으로 구성된다.
특히, 투자 전략, 사업 및 과제 기획 기능은 ①대상 기술과 관련된 특허, 무역 동향 확인, ②대상 기술의 기지원 투입 현황, ③대상 기술의 R&D 전략과 기술 수준, ④전략 분야별 선행 특허 분석, ⑤HSK 품목별 무역 통계 상세 분석, ⑥대상 기술 관련 기업의 업종별 재무 분석, ⑦대상 기술의 경제성 및 파급효과 심층 분석 등을 통해 기술성과 경제성이 유망하고 경쟁력을 지닌 Player가 핵심 기술 발굴에 대해 설명·설득할 수 있는 데이터(증거) 기반 기획을 가능하게 한다.
R&D 인사이트
R&D 인사이트 모듈을 통해 국민에게 기술 키워드 방식으로 논문 분석, 특허 분석, 국가 R&D 분석, 무역 분석, Top 플레이어 분석 등 자율 분석 기능을 제공하며 연구자들에게 ①개발 기술 기획, ②공동 연구기관 탐색 등을 지원하고 VC 등 투자자들이 유망 투자 분야 및 투자 기업 발굴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은 E-ROME을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 온라인 평가를 통해 22년 평가위원회 운영 비용을 약 32억 원 절감하였다. P-ROME을 기획 업무에 활용하면 기존에 외부 용역을 통해 수행하던 특허 분석에 45일, 경제성 분석에 30일 정도 시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향후 발전 방향
ROME 플랫폼은 연구자와 기획 전문가, 평가위원들에게 R&D 기획, 평가 업무에서 구글 검색 엔진 역할을 한다. 다만 현재는 그 검색 엔진의 품질(정확도)과 속도를 고도화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정확도 제고를 위해 구글의 워드 임베딩 방식과 병행하여 BERT 언어모델 Fine-tunning 방식을 추가하고, GPU 도입과 스케일업을 통해 속도 문제도 개선코자 한다.
또한 ROME 플랫폼의 활용성 제고를 위해 사용자 유형(연구자, 기획 전문가, 투자자, 협회 및 단체 등)별로 맞춤형 리포팅, 공동 연구 탐색, 자가 분석 도구, 연구 수행 조력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기획하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자 한다.
P-ROME의 활성화를 위해 우수 기획 활용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매뉴얼화하고, 생성형 AI 챗봇 도입을 통해 기획 활동을 조력하는 ROME Assistant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