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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자동차로 호주 아웃백 3000km 종단,
‘2023 World Solar Challenge’




정서연
재료공학부 2



정서연
재료공학부 2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22학번 정서연입니다. 최근 공학 기술 트렌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죠. 바로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입니다. 신재생 에너지 중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이 태양광 에너지인데요. 이 둘을 융합한 태양광 자동차로 레이스를 펼치는 세계 대회가 있습니다.

World Solar Challenge 경주 경로(출처: WSC 홈페이지)
World Solar Challenge(이하 WSC)는 1987년을 시작으로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자동차 경주 대회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자동차 경주와 다르게 이 대회에서는 각 팀들이 자체 제작한 태양광 자동차, 즉 솔라카로 4~6일간 호주를 종단해야 합니다. 경주 트랙으로는 아웃백의 스튜어트 하이웨이(Stuart Highway)를 이용하는데, 출발지인 다윈에서 도착지인 애들레이드까지 그 길이만 해도 무려 3020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의 9배가 넘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는 제가 팀장을 맡고 있는 SNU SOLO가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는데요. 지난해 6월부터 서울대학교 학부생 약 20명이 모여 태양광 자동차의 설계와 제작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이루어질 작업과 생활, 혹시 모를 안전 사고까지도 철저하게 대비했죠. 열정으로 뭉친 팀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함께한 덕분에 시흥캠퍼스 미래모빌리티동에서 SNU SOLO만의 솔라카인 ‘도깨비’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호주까지 해상 운송의 경우 두 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SNU SOLO는 8월 중순 작업을 마무리하고 호주행 컨테이너에 ‘도깨비’를 적재했습니다.

2023 WSC 경주는 10월 22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전에, 솔라카가 공도에서 달릴 수 있는지, 안전성 확인을 위해 10월 16일부터 약 일주일 간 검차 기간이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9명의 팀원들은 부품 부식을 방지하고자 컨테이너 적재 전 해체했던 파트들을 다시 조립하고 테스트하기 위해 선발대로 10월 1일 호주 다윈에 도착했습니다. 다만, 첫 출전인 만큼 SNU SOLO에게는 여러 난관들이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것은 태풍과 검역으로 인해 약 3주가량 늦어진 운송이었습니다. 작업 시간을 하루라도 더 확보하고자 팀원들이 직접 5000km를 운전하여 항구로부터 솔라카를 싣고 왔고, 10월 17일이 되어서야 현지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검차는 제동 장치, 현가 장치, 배터리, 전기 장치 등을 확인하는 정적 검사와 실제 조향, 제동 성능을 확인하는 동적 검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적 검사를 통과해야만 총 길이 약 3km인 트랙에서 진행되는 동적 검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도 SNU SOLO는 야외에 마련된 텐트 작업장에서 전력을 다했습니다.
며칠 간의 밤샘작업 끝에 진행한 검차에서 저희 팀원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항목이 있다면 현장에서 바로 수리하여 재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솔라카의 첫 제작부터 규정과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덕분에 정적 검사 11개의 항목 중 10개의 항목은 무사히 통과하였습니다. 그런데 브레이크 재검사와 동적 검사 직전,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비상 사태에 팀원들은 일사불란하게 해당 부분을 수리하였습니다. 이후 진행된 동적 검사에서 슬라럼 테스트1는 통과했지만, 아쉽게도 마지막 제동 거리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주행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1) 라바콘을 일정한 간격으로 두고 차량으로 지그재그로 주행하여 조향 성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SNU SOLO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검차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솔라카를 완성시키고자 노력했고, 덕분에 출발지인 다윈 스타트 라인에서는 드라이버가 직접 출발선을 통과하여 약 100m 가량을 성공적으로 주행했습니다. 지난 몇 달 간 이 프로젝트에 전력을 쏟아부었던 저에게는 정말 영광이고, 잊지 못할 순간이었습니다. 이후에는 4박 5일 간 20명의 팀원이 6대의 차량을 하루 평균 8시간씩 운전하여 도착 지점인 애들레이드로 향했습니다. 해가 지고 난 후에는 정차하고 고속도로 바로 옆에서 야영을 해야 하는데, 어떤 아웃백 환경에서 야영하게 될지도 매일매일이 복불복이었습니다. 하루는 가시밭길에서, 하루는 돌풍이 몰아치는 허허벌판에서 씻지도 못하고 침낭에서 눈을 붙여야 했지만 동고동락한 팀원들 덕분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전원이 안전하게 3000km를 종단하여 애들레이드에 도착한 후에는 다른 참가팀들의 솔라카와 함께 ‘도깨비’를 전시하였습니다. 그리고 SNU SOLO 팀과 솔라카를 제작하는 데 활용한 기술들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는데요, 다른 참가자들의 솔라카를 둘러보고 질의응답을 나누며 공학적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2년 후 개최될 2025 World Solar Challenge 에서는 한층 성장한 SNU SOLO가 더 완성도 있는 솔라카로 출전할 예정이니까요,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