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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현 부연구위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정책ㆍ운영연구실



안승현 부연구위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정책ㆍ운영연구실


항만분야 탄소중립 추진 현황 및 기술 동향



1. 항만분야 탄소중립 추진 현황

지난 1997년 국제사회는 주요 선진국 중심으로 38개국이 합의하여 「교토의정서(1997)」를 채택하였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CO2, CH4, N2O, HFCs, PFCs, SF6 6종 등 총 6종의 온실가스를 1990년 배출량 대비 평균 5.2%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2015년 참여 대상을 개발도상국까지 확대하고, 평균 온도 상승 제한 목표를 기존 2℃에서 1.5℃로 하향 조정한 「파리협정(2015)」을 채택하였다. 특히, 파리협정에서는 모든 당사국이 2020년까지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과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제출하기로 합의하였다.

2019년 9월 23일 유엔본부에서는 2019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당시 16세에 불과하였던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는 “우리가 여러분을 지켜볼 것이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격정적인 연설을 통해 전 세계의 탄소배출저감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후 2020년 세계 주요 국가의 지도자들은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그림1 . 2019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발언하는 그레타 툰베리.

우리나라도 2020년 12월 7일 「2050년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하였다. 이후, 2050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법적 절차와 정책 수단을 담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을 2021년 9월 24일 제정하였다. 동 법은 2022년 3월 25일부터 시행되었고, 우리나라는 영국, 독일, 캐나다 등에 이어 탄소중립체계를 법제화한 14번째 국가가 되었다. 이렇듯 최근 전 세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탄소중립의 실현이다. 항만 분야에서도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여 탄소배출을 줄이고 저탄소 산업체계로의 전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향후 글로벌 경제 규모 확대에 따른 교역량 증가로 항만 분야에서 배출하는 탄소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해외 선진항만에서는 탄소중립 항만구축 로드맵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해외 사례를 종합하여 분석해보면 항만의 탄소중립 정책은 ➊ 에너지 전환, ➋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 ➌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1).
1) 김근섭 외(2021), 항만 에너지 관리시스템 도입을 위한 로드맵 구축 연구 -부산항 신항 전기에너지 소비를 중심으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표 1. 해외 주요 항만 탄소중립 목표

국가 항만 목표
미국 LA/LB 1990년 대비 2030년 40% 감축, 2050년 80% 감축
뉴욕/뉴저지 2030년 직접배출량 50% 감축, 2050년 탄소중립
네덜란드 로테르담 1990년 대비 2030년 49% 감축, 2050년 95% 감축
독일 함부르크 2012년 대비 2025년 50% 감축, 2040년 탄소중립
중국 상해 2005년 대비 2030년 65% 감축, 2060년 탄소중립(중국 3060 목표)
일본 기타큐슈 2013년 대비 2030년 27%, 2050년 탄소중립
싱가포르 싱가포르 2005년 대비 2030년 60% 저감, 2050년 탄소중립
자료: 안승현 외(2022), 항만분야 탄소중립 관리체계 개선방안 연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2. 항만분야 탄소중립 관련 기술 동향

항만에서는 선박, 하역·이송장비 등 다양한 활동 요소가 화물 처리를 위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는 것이 항만분야 탄소중립의 핵심이다. 가장 우선으로 추진되고 있는 분야는 하역·이송장비에서 사용되는 연료를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하역·이송장비 연료전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화석연료 기반 장비의 전동화이다. 항만 내에서 활용되는 장비 중 대형 컨테이너 크레인은 대부분 전동화가 이루어졌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이후 개장한 항만에서 사용하는 컨테이너 크레인은 대부분 전동화 장비이다. 반면, 리치스태커, 야드 트랙터 등 소형장비는 여전히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고정된 위치에서 운용되는 대형 컨테이너 크레인은 유선 전력 케이블을 통하여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나, 여러 곳을 이동하며 화물을 처리하는 중·소형 장비를 전동화하기 위해서 배터리식 전력 공급장치와 고출력 전동모터가 필요하여 관련된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다. 최근 포크리프트 등 소형 장비를 중심으로 전동화가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그림 2. 부산항 신항 6부두에서 운용 중인 전동화 방식의 레일타입 자동화 야드 크레인.

둘째, 수소 연료전지 기반의 장비 개발이다. 수소 연료전지 기반의 장비도 크게 보면 전동화 장비로 구분할 수 있다. 배터리 등 전력저장장치에 전력에너지를 저장하지 않고,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하여 전력을 생산하여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전력에너지 기반의 모터로 필요한 동력을 얻는 것은 비슷하다. 앞서 설명한 장비의 전동화는 대형장비에서 먼저 이루어졌고, 중·소형 장비에서는 최근에서야 개발 중이다. 반면, 수소 연료전지 기반 장비는 중·소형 장비에서 먼저 시도되고 있으며, 대형장비는 원천기술 부재 등으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항만 장비 중 수소를 가장 먼저 활용하고 있는 야드 트랙터이다. 이미 수소 자동차가 상용화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약간의 개량을 통하여 비교적 수월하게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3. 부산항 신항에서 운용 중인 경유 기반의 리치스태커.
그림4. 벨기에 앤트워크항만 PSA 터미널에서 실증 중인 수소 야드트랙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산항 신항의 2040년 전력 소비량 전망치는 68만MWh(2020년, 26만MWh)으로 현재 공급계획 대비 3.5배 수준으로 전망된다.2)

이처럼 항만의 물동량 증가, 선박 대형화, 선박, 항만 장비 및 시설의 에너지 친환경화, 항만의 자동화·디지털화, AMP 도입 등에 따라 항만의 전력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기는 친환경 에너지로 알려져 있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전력 소비 증가는 ‘Net Zero’ 달성에 기여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항만 구축을 위해서는 항만의 에너지 사용 절감을 위한 에너지 효율 제고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항만시설장비의 가동률을 줄일 수는 없다. 때문에, 항만의 에너지 효율을 향상하기 위한 에너지 소비 최적 운영 기술을 도입하여 기존 항만의 기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해외 주요 항만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ESS(Energy Storage System) 등과 연계하고 있다. LA항에서는 태양광 발전,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 System), ESS 등을 도입하는 Green Omni Terminal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동 프로젝트의 목적은 무공해 터미널로의 전환이다. 다양한 기술들을 통해 항만에 인접한 지역의 공기를 정화시키고 탄소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 개선 및 비용 절감을 모색하고 있다. 싱가포르항에서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 스마트 그리드 관리 시스템,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과 같은 스마트 에너지관리시스템 및 ESS를 구축하여 에너지 공급과 전략망을 최적화하고 있다. 파시르 판장(Pasir Panjang) 터미널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여, 양광 패널과 연결된 2MW/2MWh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을 설치하여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하였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매년 2,200톤 이상의 탄소배출을 줄이고 있다. 또한, 지능형 부하 예측 기반의 전력 수급을 통해 에너지 수요관리 및 항만 에너지 이용 효율화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그리드 관리 시스템(SGMS)을 도입하였다.3)
2) 김근섭 외(2021), 항만 에너지 관리시스템 도입을 위한 로드맵 구축 연구 -부산항 신항 전기에너지 소비를 중심으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3) AIoT-Enabled Smart Grid Applications for Sustainable and Resilient Digital Ports in Singapore (ASGARD Project).

그림5. SGMS 구조 및 시각화 화면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항만형 스마트 에너지통합관리시스템 기술개발 기획연구」(KIMST, 2022) 등을 통하여 에너지 관리를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저탄소 항만을 구현할 수 있다. 더불어 항만의 스마트화, 장비 친환경화(전기화 등), 에너지 전환 등이 차질 없이 진전될 수 있도록 에너지 관리의 관점에서 항만의 운영 안정성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6. 항만 스마트에너지 통합관리시스템 개념도.


3. 소결

항만분야의 탄소중립에 대해 우리나라는 해외 선진항만 대비하여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늦었고, 그 결과 관련 기술의 도입과 개발 등에서 뒤처져 있다. 한편, 국내 항만의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스마트항만의 본격 도입에 따라 전력소비량도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국내 항만의 탄소 배출량도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이기 때문에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탄소 배출량 저감을 우리 항만의 핵심과제로 다루어야 한다. 2050년 항만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은 에너지 활용을 효율화하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여 에너지 자립률을 향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관련 R&D를 확대하여, 다양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