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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혁 교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문주혁 교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건설재료를 활용한 이산화탄소 대량 저장 기술



1. 서론

콘크리트는 전 세계적으로 물 다음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재료이다. 콘크리트 제조에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시멘트는 인공적으로 제조된 물질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제품으로 우리나라의 시멘트 생산량은 연간 5000만톤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광물인 석회석을 활용하여 값싸게 제조되고 있는 시멘트는 기간산업으로서 사회인프라구조물과 주거공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재료임에는 분명한 사실이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관해서는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석회석은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져 있는 열역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광물이다. 이를 여러 첨가재들을 혼합하여 고온의 소성과정을 통하여 물과의 반응성을 가지도록 만든 물질이 시멘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6%, 산업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11%를 시멘트 사용으로 인한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덜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전기차 역시 이산화탄소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시멘트 없이 콘크리트를 만드는 기술은 많이 개발되어 있으나, 간접배출 및 운송과정 등을 고려하면 이산화탄소 발생을 영으로 만드는 소위 탄소중립 콘크리트는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시멘트 없이 콘크리트를 만들게 되면 가격경쟁력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실제로 적용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광물탄산화(Mineral Carbonation) 기술을 바탕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및 활용(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 목적으로 건설재료가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으며 일부 선진국에서는 태동하고 있는 탄소 경제(Carbon Economy)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다.

2. 친환경 콘크리트

콘크리트는 물, 모래, 자갈 그리고 시멘트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시멘트를 제외하고는 자연상태의 물질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발생이 거의 없으며,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줄일 여지도 적은 편이다. 그러나 시멘트의 경우 다양한 공정을 통해 제조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1].
그림 1. 친환경 콘크리트 제조 방법 [1]

우선 석회석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산업부산물이나 다른 원료를 활용하여 시멘트를 제조하면 직접적인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만큼 그와 관련된 여러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산업부산물 또한 “풍부”한 편이다. 특히 적극적으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나 반응성 칼슘소스를 다량으로 포함하고 있는 미활용 산업부산물을 활용하면 석회석 소성시에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일차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고온소성과정에서 요구되는 연료를 친환경 연료로 바꾸는 과정 또한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이다. 언론에도 자주 보고되고 있는 바와 같이, 시멘트 산업의 경우 자원순환 목적으로 수십 년 동안 꾸준히 발전을 해오고 있다. 즉, 폐타이어나 폐플라스틱을 소성 연료로 활용하면 유연탄 등 탄소집약적인 연료를 태우는 경우와 비교하여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에서도 폐플라스틱이나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활용하는 경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볼 것인가 등의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3. CCUS로서의 건설재료 활용

지중저장 CCS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저장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관련 비용(포집, 운송 및 저장)이 과다하고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인 문제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동해가스전 등 다각도로 지중저장 CCS가 가능한 지역을 탐색 중에 있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CCS 프로젝트는 총 29개로서 연간 36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3600만톤이라는 숫자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고작 5%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대부분의 경우 enhanced oil recovery 용도로 저장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2].
그림 2. 광물탄산화 개념

이에 반하여 광물탄산화 기반 CCS 기술은 관련 산업의 기술 성숙도 수준은 낮다고 볼 수 있으나, 북미나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는 탄소 가격이 높고, 관련 세금 혜택이 부여됨에 따라 광물탄산화 기반 CCS 경제성이 확보되어 활발한 적용이 시작되고 있다. 광물탄산화의 경우 이산화탄소를 화학적 반응을 통하여 고정화시키는 기술로, 지중저장 CCS에 비하여 고정화시킬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일반적으로 적으나, 화학적인 반응에 기인한 영구 저장이 가능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다양한 산업부산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모재료로 활용하여 이산화탄소 저장이 가능하다.
그림 3. 광물탄산화 기술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저장 건설재료 모식도 [3]


대표적인 해외 건설재료 활용 CCS기술회사로는 CarbonCure(캐나다), O.C.O. Technology(영국), Blue Planet(캐나다), Nipppon Concrete Industries(일본), Fortera(미국), BioZeroc(영국), Kajima 건설(일본), CarbonBuilt(미국), Solidia(미국), Taiheiyo cement(일본) 등이 있다. 이중 CarbonCure와 Fortera사의 경우 국내의 기업들도 ESG경영과 국내 적용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4].

4. 결론

해외의 경우 다양한 혁신적 기술 개발을 통하여 적정 광물탄산화 기술을 개발하고 안정화된 배출권 거래시장과 조세혜택으로 새로운 탄소 사업이 태동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으로 다양한 기술 개발이 시도되고 적용이 되어야 이산화탄소 저감 및 감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인당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전 세계 3위인 만큼 그간 다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통하여 경제성장을 이루어 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려는 국제적 수준의 경쟁은 이미 시작이 되었으며,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적극적인 해외 직접투자와 해외감축사업을 통해 감축 실적을 어느 정도 공유할 수는 있겠으나 보다 근본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저감은 분명 비용이 발생하며 단기적 이윤창출 극대화가 기업들의 목표라고 한다면 이와는 분명 상충되는 지점이 있다. 그러나 ESG 공시 의무화, CBAM 시행, 배출권 유상할당 증가 등 이산화탄소 발생과 관련된 비용들은 분명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현재에도 관련 법개정들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CCUS 관련된 탄소 기술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국제적 수준의 인정을 받으려는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어야 궁극적으로 국내 기업,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1] J. Moon, H. Song, S. Bae, E. Kim, C. Lim, J. Nam, J. Kim, South Korea strategic plan for achieving carbon neutrality by 2050 in cement-concrete industry, Concrete International, 2023
[2] The fossil fuel industry has a stake in the majority of known CCS and CCUS project, Geoengineering Monitor, Nov 15 2021
[3] SNU Innovations, Catalytic Mineral Carbonation based CCU Technology for Carbon Neutrality 2050, SNU Engineering Research Highlights Webzine, 2023
[4] 삼성물산, 캐나다 친환경 회사 카본규어 지분 일부 인수, 뉴스웨이 July 11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