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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 정훈구 강사

Q. 서울공대 독자들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화학생물공학부 96학번이고, 지금은 메가스터디에서 화학을 가르치고 있는 정훈구입니다.

정훈구 강사(1)
정훈구 강사(2)
Q. 강사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전공을 계속 이어나갈지 말지 진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갔다 왔는데 변리사 시험을 동기들이 많이 준비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변리사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1차를 붙었는데 2차에 떨어졌어요. 그래서 그때 다시 고민을 많이 해봤던 거 같아요. 이 길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맞을까? 그렇게 고민하다가 내가 진짜 잘하는 걸 해보자 생각했어요. 학교 다닐 때 과외를 많이 했거든요. 과외 수업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재미있었고 가르치는 걸 내가 좋아한다는 거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러면 가르치는 일을 한번 해보자. 그런데 내가 사범대를 나오지는 않았으니까, 학원에 가서 한번 가르쳐 보자.
그렇게 강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강사로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A.

주변 지인들이 주로 물어보는 게 매년 강의를 새로 찍냐는 거예요. 그래서 매년 새로 찍는다고 답하면 다들 놀라요. '그냥 한번 찍어 놓고 올려놓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한 거죠.

그런데 사실은 강의를 매년 새로 찍는 게 맞아요. 다들 신제품 좋아하잖아요. 항상 매년 시험에 새롭게 반영되는 문제들이 있고 변형되는 문제들도 있으므로 신유형을 분석하고 대비해야 해요. 그러니 매년 강의를 연구하고 다시 찍는 거죠.

수업 준비를 하면서는 이런 생각을 제일 많이 해요. 듣는 사람 입장에서 이 말이 이해될까? 이게 잘 이해가 될까?

그래서 표현을 바꿔 보기도 하고 또 심지어 판서 위치까지도 다 생각해보고 수업에 들어가요. 이렇게 쓰고, 또 다음에 이걸 쓰고, 다음에는 이 그림을 설명하고 더 이해가 잘되는 방향을 생각해보고요. 또 잘 안 될 것 같으면 순서를 바꿔보거나 해요. 그리고 수업 내용을 거의 외우죠.

그러다 보니 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제가 어느 정도 일을 많이 하냐면 물론 (저와 비슷한) 분이 많겠지만 주 7일은 일하는 거 같아요. 주말까지 포함해서 거의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수업 준비하고 촬영하고 강의해요. 그래서 수능쯤 종강하고 나면 한 일주일에서 열흘은 쉽니다. 1년에 이 정도 쉬고 나머지는 다 수업 준비에 시간을 쏟는 거죠. 이렇게 꾸준히 수업 준비를 하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계속 유지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합니다.

Q. 서울공대 시절 경험 중 도움이 되신 게 있다면?
A.

수업 중 특정 원리를 설명할 때 화학을 전공했다는 게 크게 도움이 돼요. 학부 때 일반화학뿐만 아니라 유기화학이나 분석화학 등 여러 화학 분야를 제가 다 깊이 있게 공부했잖아요. 그래서 학생들한테 가르칠 때 원리 설명을 좀 더 잘해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정훈구 강사(3)
정훈구 강사(4)
Q. 기억에 남거나 행복했던 순간을 회상한다면?
A.

수능이 끝나고 제일 기억에 남은 학생이 있어요. 그 학생이 저한테 사진 두 장을 보냈는데, 3월 모의고사 성적표하고 수능 성적표였어요. 3월 성적은 7등급이었는데, 수능 성적표는 1등급이었죠. 학생이 "선생님이 사람 한 명 살리셨다"고 했어요.

학생이 1년 동안 열심히 잘 따라와준 게 감동적이었어요. 사실 그냥 한 번호 쭉 찍으면 7등급이 나오거든요. 그 정도 수준이었던 학생이 1년을 정말 열심히 잘해서 좋은 결과를 낸 게 기억에 크게 남아요.

또 행복한 순간이라고 한다면 그냥 매년 행복한 거 같아요. 매년 강의가 끝나고 났을 때 수강 후기를 많이 보거든요. 그때쯤 보면 "열심히 수업을 듣고 화학 성적이 좋아져서 제가 원하는 대학에 갔습니다. 그래서 제가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됐습니다"라고 많이들 후기를 남겨요. 그때 '내가 학생들의 꿈을 이루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구나' 생각하죠.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가서, 원하는 목표를 위해서 달릴 수 있도록 제가 도와줬다는 게 매년 보람차고 행복해요 그럴 때면 참 강사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A.

오래 강의하는 겁니다. 수능 끝나면 학생들이 그런 부탁을 많이 하더라고요. "선생님이 강의를 오래 해줬으면 좋겠다"고. 저뿐만 아니라 우리 후배들한테도 "이런 좋은 강의를 계속해 줬으면 좋겠다"고 많이 해요.

그래서 저도 힘이 닿는 데까지, 제가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래 강의할 생각이에요. 좋은 강의로 학생들의 화학에 대한 편견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후배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자기가 잘하는 거, 그리고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거 선택했으면 좋겠고. 선택했다면 정말 열심히 하셔야 해요. 그래야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다만 지금은 되게 방황하는 시기일 거고 내가 뭘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을 거예요. 실제로 저도 20대 때 매우 많은 방황을 했기 때문에 우리 후배들도 그런 경험들이 많이 있을 거로 생각해요. 그래도 지금 여러 도전을 해보셨으면 좋겠고,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 없이 정말 열심히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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