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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열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 공학부 & First Quantum Inc.



안도열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 공학부 & First Quantum Inc.


양자컴퓨팅 기술과 전망



양자컴퓨팅이 세간의 화두가 되고 있다 [1,2]. 매킨지 보고서 [1]를 비롯해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들이 양자컴퓨팅 기술을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양자컴퓨팅은 양자물리학 근간을 둔 정보처리 기술로 정의할 수 있으나 양자물리학이 워낙 진입장벽이 높은 학문분야이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중첩이나, 양자얽힘 그리고 양자비트(Qbit) 등의 개념은 이해를 떠나 무척 생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양자물리학이 무엇인지에 관해 속성으로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본 뒤 양자컴퓨팅에 관해 알아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19세기 말에 들어 물리학자들은 역학, 전자기학, 통계역학으로 구성된 고전물리학을 완성된 체계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복잡한 수학적 전개는 각설하고 고전물리학은 다음 2가지의 공리(axiom)를 전제로 하고 있었다:
① 물리적으로 중요한 양은 연속적인 값을 갖는다.
② 물리계는 입자 아니면 파동으로 구성된다.

그림 1. 흑체 복사 스펙트럼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전술한 2개의 공리가 깨지게 된다. 제일 먼저 1번 공리에 어긋나는 물리적 현상이 발견되었으니 다름 아닌 ‘흑체복사(Black body radiation)’로 당시 내로라하는 물리학자들이 아무리 기를 써도 흑체복사의 스펙트럼을 이론적으로 유도해 낼 수가 없었다. 1900년 독일의 Max Planck는 공리1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복사스펙트럼이 어떤 기본 주파수의 정수배가 되면 어떨까 하는 가정을 갖고 방사되는 복사스펙트럼의 기댓값을 계산해보니 실험적으로 관측되는 복사스펙트럼과 일치함을 발견하고 기준이 되는 기본주파수를 양자(quantum)로 정의했다.

두 번째 공리는 1902년 Philipp Lenard에 의해 파동으로 알려진 빛이 입자의 특성인 광전효과가 발견되면서 깨지게 되었다. 이어 프랑스의 물리학자 De Broglie는 두 번째 공리는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갖는 그 어떤 것에 의해 물리계가 구성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으며 이는 이어 Thomson, Davission, Germer 등에 의해 입자로 알려진 전자가 파동의 성질은 간섭효과를 보여준다는 것을 검증함으로 인해 타당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어 하이젠버그, 디랙, 쉬뢰딩거 등에 의해 이론적 체계가 구축됨으로 20세기의 첫 사반세기 동안 양자물리학 체계가 구축되었다. 양자물리학이 말해주는 가장 큰 특징은 물리계는 basis라고 정의되는 단위 벡터 상태들의 중첩(superposition)으로 표시된다는 점이다. 얽힘(entanglement)라고 불리는 양자상태 간의 비국소적(nonlocal) 상관관계(correlation) 은 1935년 아인슈타인이 양자물리학을 공격하기 위해 제안한 개념이지만 1960년대에 벨과 봄등에 의해 이론적으로 체계화되었다. 중첩과는 달리 얽힘은 지금도 이해하기가 어려운 개념임에는 틀림이 없다. 한편 이러한 양자물리학에 기반을 둔 양자 컴퓨팅은 1980년대 중반 리차드 파인만 [3]에 의해 제안되어 주로 이론적인 연구의 주제가 되어왔으나 1994년 peter Shor [4] 에 의해 슈퍼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소인수분해 문제가 양자컴퓨터가 존재한다면 실시간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논문을 발표한 후 급속한 연구의 진전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최근에 나온 매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이제는 양자컴퓨팅 기술이 빠르게 상용화에 접근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신약개발, 화학, 오토모티브, 그리고 금융 분야의 사용례(use case)를 기반으로 하는 양자컴퓨팅 생태계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림 2. 양자우월성을 실험적으로 보여준 구글의 네이처 표지논문(2019년)

아마도 양자컴퓨팅 생태계의 급속한 형성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2019년에 구글이 네이처 표지 논문으로 발표한 양자우월성에 대한 실험결과일 것으로 생각된다 [5]. 이 시점을 기준으로 미국의 경우 양자컴퓨팅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매년 2배 이상 증가하여 2021년에는 17억 달러에 달했다.

그림 3. 전 세계 양자컴퓨팅 투자현황 ©First Quantum

위의 그림은 최근 5년간 누적된 주요 국가별 양자컴퓨팅 분야의 투자금액을 보여주는 것으로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등이 조 단위의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융의 경우에는 BBVA, Goldman Sachs 등 다수의 글로벌 은행이 양자기술을 금융서비스에 접목하는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는 양자컴퓨터가 금융에서 요구하는 복잡한 연산 등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6]. 또한 신약 개발에 필요한 분자구조의 양자역학적 계산의 경우 원자가 50개 정도만 되어도 필요한 메모리의 크기가 250~1015으로 페타바이트가 필요해 슈퍼컴퓨터로는 불가능하지만 실제로 사용 가능한 qubit 숫자가 50개 정도만 되어도 연산이 가능하다.

그림 4. 국가별 양자컴퓨팅 특허 획득현황 (2019년 JCR Technical Report, Patent analysis of selected quantum technologies)

그림 4는 2019년 EU에서 발표한 양자컴퓨팅 관련 국가별 지적재산권 확보현황을 보여준다 [7]. 한국은 유일하게 서울시립대학교가 25위에 올라와 있다.
그림5는 현재 IBM, IonQ, Rigetti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NISQ(Noise Intermediate Scale Quantum) 양자컴퓨터의 현황과 향후 5년간의 전망을 보여준다. NISQ 머신은 오류보정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양자 알고리즘이 필수적이다.
그림 6은 향후 30년간 예상되는 양자컴퓨팅 활용 분야에 대한 예측으로 매킨지보고서 [1]등을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양자컴퓨팅은 최근 부각되기 시작하였으나 향후 슈퍼컴퓨터로 해결이 어려운 분야에 대한 활용이 기대되는 미래 지향적인 기술이다.

그림 5. 양자컴퓨터의 현황과 미래 전망 ©First Quantum
그림 6. 양자컴퓨팅 사용례 전망 ©First Quantum

[참고문헌]


[1] 이령화, 양자기술의 금융서비스 적용, 현실화 되나? 금융경영브리프 19권 9호, 2021. 11
[2] McKinsey & Company, Quantum computing: An emerging ecosystem and industry use cases, 2021. 12
[3] R. P. Feynman, Simulating physics with computers, International Journal of Theoretical Physics 21, 467 (1982)
[4] P. W. Sjor, Proc. of 35th Annual Symposium on the Foundations of Computer Science, 124, IEEE Computer Society Press, Los Alamitons (1994)
[5] F. Arute et al., Quantum supremacy and a programmable superconducting processor, Nature 574, 505 (2019)
[6] "11 Global Banks Probing The Wonderful World of Quantum Technologies", The Quantum Insider, 2021.6
[7] JCR Technical Report, Patent analysis of selected quantum technologies,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