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택
에너지자원공학과 명예교수,수필가
전효택
에너지자원공학과 명예교수, 수필가
수년 전 터키 이스탄불에서 그리스 아테네로 이동하며 메테오라(Meteora) 수도원을 방문했다. 그리스를 여행하며 고대 유적지나 도시 및 박물관 등을 여러 곳 방문했지만 유독 메테오라 만이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메테오라는 그리스어로 ‘공중에 뜬’ 또는 ‘공중에 매달려 있는’이란 뜻이다. 이 수도원은 그리스 중부의 산간벽지 마을 칼람바카(Kalambaka) 부근에 있다. 아테네에서 버스나 기차로 5시간 거리이다. 이 마을에서 보면 험준한 돌출 바위산이 마치 장벽이나 병풍처럼 배경을 이루는 기묘한 지형이다. 이 거대한 바위돌출 지형은 핀도스 산맥 부근의 테살리(Thessaly) 평원(약 30km2) 서북단에 위치하며, 수도원 아래로 피니오스(Pineios) 강이 흘러가고 있다. 이 돌출 바위기둥은 사암과 역암의 혼합체이며 6,000만 년 전인 신생대 팔레오세 지층의 융기와 침식 및 단층작용으로 형성되었다 한다.
메테오라는 그리스어로 ‘공중에 뜬’ 또는 ‘공중에 매달려 있는’이란 뜻이다. 이 수도원은 그리스 중부의 산간벽지 마을 칼람바카(Kalambaka) 부근에 있다. 아테네에서 버스나 기차로 5시간 거리이다. 이 마을에서 보면 험준한 돌출 바위산이 마치 장벽이나 병풍처럼 배경을 이루는 기묘한 지형이다. 이 거대한 바위돌출 지형은 핀도스 산맥 부근의 테살리(Thessaly) 평원(약 30km2) 서북단에 위치하며, 수도원 아래로 피니오스(Pineios) 강이 흘러가고 있다. 이 돌출 바위기둥은 사암과 역암의 혼합체이며 6,000만 년 전인 신생대 팔레오세 지층의 융기와 침식 및 단층작용으로 형성되었다 한다.
바위기둥들은 수십 내지 수백 미터 높이이다. 메테오라 수도원은 1988년 유네스코 세계복합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불가사의 건축물”로 불리고 있다.
나는 전공 상 다양한 지층과 암석 구조에 익숙한 편이지만 메테오라와 같이 평지에 돌출된 험준한 바위기둥을 보기는 의외였다. 그 단단한 암층을 밀어 올려 단층과 침식작용으로 돌출 지형을 형성한 지질작용과 자연환경에 새삼 놀랐다.
수도사들이 11세기 초기부터 메테오라 지역 돌출 바위기둥의 중간 중간에 뚫어진 자연 바위굴을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수도원은 14세기 초기부터 지어졌고 은둔수도사들이 정착했다고 한다. 대(大)메테오라(Great Meteoron) 수도원이 1348년에 613m 높이의 바위 돌출부 정상에 처음 지어졌으며, 규모가 가장 크고 가장 높은 수도원이다. 메테오라에는 16세기에 24개 수도원이 있었으나 현재는 6개만이 남아 있고 그중 한 개는 수녀원이다. 수도원 6곳은 대 메테오라, 바를람(Varlaam), 트리니티(Holy Trinity), 로우사노우(Rousanou), 성 니콜라스 아나파우사스(St. Nicholas Anapausas), 성 스테펜(St. Stephen)이다. 루마니아의 매리(Marie) 여왕이 1921년에 처음 대 메테오라 수도원을 방문할 때까지 금녀의 수도원이었다.
나는 우선 저 험준한 바위산 정상에 올라가기도 어려운데 중세 시대에 어떻게 올라가서 수도원 시설을 지었는지 궁금하고 놀랍기만 했다. 은둔수도사들은 그리스 정교회를 인정하지 않는 이슬람 투르크족의 침략과 종교 박해를 피해서 접근이 어려운 바위산 돌출부 정상에 수도원을 개설하였고 매일의 삶을 기도와 경건 청빈과 겸손을 수행했다고 한다. 외세의 침입에 대비하고 신앙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금의 위치로 올라갔다면 이해가 되나, 단지 속세와 떨어져 좀 더 하늘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이런 수도원을 지어 종교생활을 했다면 제 정신이었는지 의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참 종교인이라면 그러한 노력을 좀 더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고 희생하길 원하고 있다.
메테오라 수도원은 영화 007 <For your eyes only>(1981년, 로저 무어 주연)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험준한 바위기둥 정상에 세워져 가장 접근하기 힘든 트리니티 수도원이 007영화의 촬영지였다. 이 수도원은 1475년에 건립되었고, 높이 약 550m로 잠실 롯데월드타워 높이와 비슷하다. 롯데월드타워 부근에서 그 정상을 올려다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며 트리니티 수도원을 재확인하였다. 영화에서는 장시간 이 지역이 나오며 험준한 바위기둥 절벽을 오르는 스릴 넘치는 장면과 더불어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 내는 최고의 걸작품으로 보였다.
메테오라 수도원은 영화 007 <For your eyes only>(1981년, 로저 무어 주연)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험준한 바위기둥 정상에 세워져 가장 접근하기 힘든 트리니티 수도원이 007영화의 촬영지였다. 이 수도원은 1475년에 건립되었고, 높이 약 550m로 잠실 롯데월드타워 높이와 비슷하다. 롯데월드타워 부근에서 그 정상을 올려다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며 트리니티 수도원을 재확인하였다. 영화에서는 장시간 이 지역이 나오며 험준한 바위기둥 절벽을 오르는 스릴 넘치는 장면과 더불어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 내는 최고의 걸작품으로 보였다.
수도원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크고 전망이 좋은 바를람(Varlaam) 수도원을 방문했다. 성자 바를람은 16세기에 바위굴에서 은둔생활을 하다가 바위 정상에 예배당을 지었으며(1541-1542년), 나무로 된 거대한 물 저장고를 만들었다 한다.
해발 589m 높이에 있으며 당시에 사용하던 도르래, 밧줄 그물망태, 접을 수 있는 사다리 등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원래 외부로 통하는 문과 계단이 전혀 없었으므로 수도원 기중탑(사진 참고)에서 도르래를 이용하여 남쪽편의 373m 절벽높이를 그물 망태로 사람과 물건을 운반하였다. 외부로 통하는 계단은 1920년대에 이르러서야 생겼다 한다.
사진에서 보듯이 작은 다리를 건너 상부로 향하는 돌계단으로 접근할 수 있다. 수도원 교회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고 신체의 부분 노출도 허용되지 않는다. 정교회와 비잔틴 양식의 예술작품과 진기한 유물, 프레스코 성화(이콘) 등이 보존되어 있다.
내게 가장 충격을 준 가이드 설명은 수도사들이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이러한 밧줄 사다리나 바구니, 그물 로프에 맡기고 수도원을 오르내렸고, 밧줄 등은 끊어져야만 교체하였다 한다. 속세와 떨어져 보다 신에게 가까이 가려는 욕망과 종교의 존엄성을 느낄 수 있었다. 수백 미터의 바위기둥에 처음에는 어떻게 올라갔고, 그곳에서 도대체 몇 년간에 걸쳐 건축 자재를 운반하고 수도원을 지었을까. 모든 이동이나 운반은 고작 밧줄 사다리나 그물, 또는 바구니였을 터인데 그 고행에 놀랄 뿐이었다. 인간의 능력은 힘들고 불가능한 상황에서 놀라운 기적을 이룬다는 말이 나 같은 속세의 인간에게는 많은 호기심과 신비감을 줄 뿐이었다. 유럽에서 여행하면서 오래된 언덕마을을 지날 때면 언덕 정상부는 교회나 성당, 또는 수도원이 위치하고 있다. 메테오라와 같이 돌출한 바위기둥 위의 수도원은 드물지만, 깊은 골짜기나 언덕에 또는 접근이 힘든 절벽에 수도원이나 교회가 위치하기도 한다.
나는 비교적 홀로 사는 능력과 기대가 강한 사람이라고 자평한다. 지금도 신문이나 TV, 인터넷 정보가 없어도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며 글을 쓰는 생활이라면 상당히 오랜 기간 홀로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메테오라 수도원처럼 인적이 닿지 않는 고고한 높이에서 홀로 장기간 지낸다면 흥미가 별로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가 살아있다는 의식이 없을 듯하다. 나와 다르게 수도자들은 홀로 기도하며 정신적으로 충만한 삶을 지냈을 테지만 말이다. 나는 홀로 장시간 지내더라도 하루쯤은 속세에서 가족이나 친구도 만나보며 재충전하고, 다시 나 혼자만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생활이라면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자신하지만 너무 낭만적인 희망 사항일까.
메테오라 수도원 답사를 마치고 늦은 오후 그리스 남쪽으로 이동하여 코린도(Korintos) 해안가의 숙소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동쪽 에게해에서 떠오르던 장엄한 붉은 태양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비교적 홀로 사는 능력과 기대가 강한 사람이라고 자평한다. 지금도 신문이나 TV, 인터넷 정보가 없어도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며 글을 쓰는 생활이라면 상당히 오랜 기간 홀로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메테오라 수도원처럼 인적이 닿지 않는 고고한 높이에서 홀로 장기간 지낸다면 흥미가 별로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가 살아있다는 의식이 없을 듯하다. 나와 다르게 수도자들은 홀로 기도하며 정신적으로 충만한 삶을 지냈을 테지만 말이다. 나는 홀로 장시간 지내더라도 하루쯤은 속세에서 가족이나 친구도 만나보며 재충전하고, 다시 나 혼자만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생활이라면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자신하지만 너무 낭만적인 희망 사항일까.
메테오라 수도원 답사를 마치고 늦은 오후 그리스 남쪽으로 이동하여 코린도(Korintos) 해안가의 숙소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동쪽 에게해에서 떠오르던 장엄한 붉은 태양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인용문헌. Agoritsas, D.K., 2013, Meteora-The holy monasteries as a place of pilgrimage. Holy Monastery of Varlaam, 160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