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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용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한승용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고자기장 기술의 역사 및 발전: 인류 문명의 토대

1. 고자기장의 개념 및 역사



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는 신화를 잘 모르는 일반 대중들조차 인간에게 “불”을 전달해준 고마운 존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고대 인류에게 불이란 자신들의 문명을 지탱하는 기술적 토대를 의미했을 것이다. 근대를 거쳐 현대 사회로 인류의 역사가 진행되면서 “불”로 상징됐던 문명의 기술적 토대는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었다. 그 중 전기(Electricity)와 자기(Magnetism)는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두 개의 커다란 기둥으로 인류 역사의 진보와 함께하며 이제는 인류의 생존 및 번영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원전 고대 인류는 번개와 천연자석(lodestone)을 경험하며 각각 전기와 자기의 현상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기원전 6세기경 탈레스는 천연자석이 서로 붙는 현상을 보고 자석에 “영혼”이 있다고 기록하였고, 이를 정전기로 인해 호박에 깃털이 붙는 현상과 연관 지어 이해하였다. 유사한 시기 인도에서는 Sushruta 라는 의사가 천연 자석을 외과적 수술의 목적으로 사용한 기록이 있으며, 중국에서도 기원전 4세기경 귀곡자의 기록에 자기 현상이 언급되어 있다. 중국은 이미 서기 200년경 자석을 나침반에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유럽은 12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나침반이 소개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16세기에 들어서며 영국의 위대한 물리학자 William Gilbert가 처음으로 천연 자석이 서로 붙거나 밀어내는 “자기” 현상과 정전기의 원인이 되는 “전기” 현상을 구분하였고, 이후 전기와 자기는 서로 다른 현상으로 이해되기 시작한다. 1752년 그 유명한 Benjamin Franklin의 번개 전하 포집 실험의 성공, 1784년 Charles-Augustin de Coulomb의 쿨롬 법칙 발견 등을 거치며 전기에 대한 연구는 큰 진전을 이룬다. 이에 반해 자기 현상은 상대적으로 그 원리에 대한 학문적 진전이 더디게 진행된다. 자기 현상이 전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덴마크의 Hans Christian Orsted로 1820년 4월 21일 본인의 강의 도중 책상 위에 우연히 놓여져 있던 나침반의 바늘이 인접해 있던 전선의 전류를 켜고 끄는 동작에 정확히 반응하여 움직이는 현상을 날카롭게 발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전기와 자기의 상호관계를 유추하기 시작하였다. 그 후 프랑스의 Andre-Marie Ampere는 Orsted의 관측 기록을 바탕으로1823년 그 유명한 “암페어 법칙”을 제안하며 전류가 흐르는 두개의 전선 상호간에 발생하는 “힘(force)”을 계산하는 수식 도출에 성공한다. 비슷한 시기 영국의 Michael Faraday는 이러한 전자기력을 이용하여 “물제를 움직임을 발생 및 제어”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입증하며 본인의 이름을 딴 “패러데이 법칙”을 바탕으로 1830년대 다양한 발전기와 전기 모터의 초기 모델들을 개발한다. 영국 수상 글래드스턴 (Gladstone)의 “도대체 어디에 써먹을꺼냐?”라는 질문에 “당신이 언젠가 여기에 세금을 청구할 수 있다”로 답한 일화가 잘 알려져 있다. 1861년 James Clerk Maxwell이 전자기학 역사에 길이 남을 “맥스웰 방정식”을 발표하며 전기와 자기가 사실상 “전자기(Electromagnetism)”라 불리우는 하나의 현상의 두 측면임을 이론적으로 정리하였고, 이후 19세기 후반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전자기학은 실제 “세금”을 물릴수 있는 매우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며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2. 고자기장 발생 기술의 변천


2.1 자기장 발생 기법: 영구자석(Permanent Magnet) vs. 전자석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두 가지 방법으로 자연계에서 구할 수 있는 영구자석(Permanent Magnet)을 이용하거나, 구리와 같이 전기 전도체에 전류를 흘려 자기장을 유도 발생시키는 “전자석(Electromagnet)”을 이용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자연계에서 구할 수 있는 영구자석의 경우 표면 자기장의 세기가 1 T(테슬라, 자기장 세기의 단위, 지구자기장 세기 0.00005 T)를 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전자석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무한대의 자기장을 발생시킬 수 있으나, 실제 도선에 흘릴 수 있는 전류의 양이 도체의 저항으로 발열 문제 등으로 인해 제약을 받기 때문에 실제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한 자기장의 세기에도 한계가 있다. 주어진 도선의 단위 면적당 흘릴 수 있는 전류의 양을 “전류 밀도(Current Densty, 단위 [A/m2])”라 정의하며, 결국 높은 자기장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높은 전류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도체가 요구된다.


2.2 “비터 (Bitter)” 전자석: 수냉식

그림 1. (a) Francis Bitter가 발명한 “Bitter Plate”.
그림 1. (b) Bitter Plate 들을 적층하여 제작하는 Bitter Magnet


2.3 초전도 자석: 고자기장 발생 기술의 혁신

1911년 4월 8일 네덜란드의 라이덴(Leiden)이라는 도시의 University of Leiden 대학 소속 Heike Kamerlingh Onnes 박사는, 본인이 1908년 세계 최초로 성공한 극저온 액체 헬륨 제조 기술을 이용하여 절대 온도 4K(영하 269도) 부근에서 물질의 전기 저항을 측정 중이었다. 라이덴은 네덜란드 남서부 헤이그(Hague)에 인접하여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는 작은 도시로, 우리나라 고종 황제께서 이준 열사를 대표로 헤이그 특사를 파견하신 1907년에서 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4월 8일 당일 Onnes 박사는 4K 근방에서 수은(Mercury, 속칭 Quick Silver라고도 불림)의 전기 저항이 갑자기 사라지는 이상(?) 현상을 발견하고 본인의 연구노트에 기록한다(그림 2). 인류가 초전도 현상을 최초로 발견한 순간으로, 여기에 극저온 분야의 다양한 공로가 더해져 Onnes 박사는 1913년 노벨상을 수상한다.
그림 2. Onnes 박사가 최초로 초전도 현상을 발견하고 연구 노트에 남긴 메모.
네덜란드어로 “Kwik nagenoeg nul”, 영어로 “quick silver (수은) near enough zero”를 의미.
그림 3. 초전도체 발견의 역사 (가로축) 및 초전도 특성 유지가 가능한 최대 동작 온도 (세로축).
금속 계열 초전도체는 원, 산화물 계열의 초전도체는 삼각형으로 표현. 파란색은 저온 초전도,
분홍색은 고온초전도를 의미. 최초의 고온 초전도체는 1986년 Bednorz 와 Mueller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이는 1957년 발표된 BCS 이론(1972년 노벨상 수상)의 예측을 벗어난 것으로,
1년 후인 1987년 노벨상을 수상. 현재까지 고온 초전도의 원리는 규명되지 못함
(출처: Y. Iwasa and S. Hahn, Superconducting Magnets (Course 2.64), Dep. Mech. Eng., MIT)
1957년 Bardeen, Cooper, Schrieffer 박사들은 초전도 현상의 원리를 규명하는 BCS 이론을 발표하고, 그 공로를 인정 받아 1972년 노벨상을 수상한다. BCS 이론은 초전도 현상이 사실상 30K 이하의 온도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하였다. 1986년 당시 스위스 취리히의 IBM 연구소에서 근무하였던 Bednorz 와 Muller 박사는 BaLaCuO의 산화물을 이용, 35K 온도에서 초전도 현상을 발견하여 사실상 BCS이론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초전도체를 발견하였고, 이후 이처럼 30K이상에서 초전도 특성이 유지되는 물질들을 통칭하여 고온 초전도체(High Temperature Superconductor, HTS)라 부르고, 이에 대비하여 이전의 초전도 물질들을 저온 초전도체 (Low Temperature Superconductor)로 통칭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초전도 물질은 특정 온도, 특정 자기장, 특정 전류 이하의 운전 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이 유지되며, 이러한 각각의 고유한 물리량을 임계 온도 (critical temperature), 임계 자기장 (critical field), 임계전류 (critical current)라 부른다. 1987년 University of Houston의 Paul Chu 박사는 임계온도 95K까지 초전도 현상이 유지되는 YBCO 물질을 발견한다. 기존의 초전도 현상이 사실상 4K의 극저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이 비싼 액체 헬륨이 요구됨에 반해, YBCO로 대표되는 고온 초전도체는 엑체 헬륨 대비 1/50의 비용의 저렴한 액체 질소 냉각이 가능하다. 나아가 사실상 20T 정도의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것이 한계인 저온 초전도체에 비하여, 100 T 이상의 자기장 발생이 이론적으로 가능한 고온 초전도체는, 1987년 발견 당시 광범위한 응용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 혁신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2.4 무절연 고온 초전도 기술: 초전도 자석 제작의 패러다임 변화

초전도 자석은 다양한 원인(대표적으로 운전자의 실수)으로 인해, 자석 운전 중 초전도 현상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퀜치(Quench)”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1990년대, 고온 초전도 선재가 상용화되면서 본격적으로 고온 초전도 자석 응용 연구가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고온 초전도 자석의 퀜치 사고시 초전도 코일의 보호(Protection)가 매우 어려운 단점이 확인된다. 저온 초전도 자석 대비 1/2 이하의 저렴한 운전 비용과 2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갖는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고온 초전도 자석은 코일 보호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단점으로 인해 최근까지 사실상 응용 분야가 극히 제한된 실정이었다. 2011년 MIT에서 처음 제안한 無절연 고온 초전도 권선법(No-Insulation High Temperature Superconductor Winding Technique)은 초전도 코일 내부에 전기 절연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코일을 권선하는 방식으로, 코일 내부에서 퀜치가 발생하는 경우 사고 전류가 자동적으로 주변의 “건강한” 영역으로 우회되어 코일이 타는 현상을 방지하게 된다 (그림 4). 이러한 무절연 기법의 전류 분배(Current Sharing) 현상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실험 및 해석을 통해 검증되었으며, 고온 초전도 코일 보호 기법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평가되어 고온 초전도 자석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였던 초전도 코일 보호에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a) 절연 권선 코일
(b) 무절연 권선 코일
그림 4. (a) 전통적인 방식으로 전기 절연(Insulation)이 이용된 초전도 코일; (b) 전기 절연을 의도적으로 제거한 무절연 초전도 코일. 초전도 코일 일부 영역에서 초전도 특성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퀜치 사고시(주황색 사각형), 무절연 코일의 경우 전류(노란색 화살표)가 자동적으로 주변의 건강한 영역으로 우회되어 코일이 과열되어 타는 현상을 방지함. 2011년 미국 MIT에서 최초로 제안.


3. 고자기장 관련 국내외 연구 동향


3.1 직류자기장 세계 최고 기록 달성: 미국 국립 고자기장 연구소 – 서울대 공동연구

최근 미국 국립고자기장 연구소(National High Magnetic Field Laboratory, NHMFL)는 서울대학교 초전도 응용 연구실과 공동 연구를 통해 무절연 고온 초전도 인서트 코일을 이용, 45.5 T의 직류 자기장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데 성공하였고, 2019년 6월 Nature지 본지에 게재되었다. 기존(2000년) 세계기록(44.8T)을 가지고 있던 자석(총 중량 35톤) 대비 50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로 설계 및 제작되어 자석의 크기와 무게를 1/100 이하로 줄이는 초소형화를 가능하게 하여 고자기장 발생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재 당시 Nature지 홈페이지 메인에 소개되었으며 (그림 5), 2019년 12월 영국 물리학회(Institute of Physics) 산하 Physics World에서 주관한 “Top 10 Breakthroughs for 2019”에 선정되었다 (그림 6).
그림 5. 미국 국립 고자기장 연구소 및 서울대에서 공동 개발한 초소형 무절연 고온 초전도 인서트 코일을 이용,
45.5 T의 직류 자기장 세계 최고 기록 달성. 2019년 6월 Nature 본지 게재 및 게재 당시 Nature 홈페이지 메인에 소개.
그림 7은 현재 미국 국립 고자기장 연구소에서 사용 중인 44.8T자석(회색)과 향후 개발 예정인 무절연 고온 초전도 자석(파란색)을 비교하고 있다. 기존 44.8T자석이 35톤 중량에 30MW의 전력이 소비되는데 반해, 무절연 고온 초전도 기술이 도입되는 경우 무게 200kg 이하, 소비전력이 사실상 10kW 이하로 줄이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7. 현재 미국 국립 고자기장 연구소에서 설치 운전 중인 45T 자석(회색) 및
무절연 고온 초전도 기술이 적용되는 경우 예상되는 45T급 무절연 고온 초전도 자석(파란색) 크기 비교.


3.2 무절연 고온 초전도 고자기장 기술의 광범위한 산업 응용

무절연 고온 초전도 자석 기술은 현재 의료, 바이오, 신소재, 에너지, 전력, 수송, 군사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로 빠르게 파급되고 있다. 최근 시작된 대표적인 연구 사례로 미국 MIT 및 Commonwealth Fusion System社가 민간영역으로부터 $115M의 투자를 받고 공동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초소형 핵융합 장치 (SPARC)가 대표적으로 (그림 8), 최근 Bill Gates로부터 “Top 10 Breakthrough Technologies of 2019”에 선정되며 추가 투자를 받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림 9). 후발주자인 영국의 Tokamak Energy社 역시 유사한 초소형 핵융합 장치를 무절연 고온 초전도 자석 기술을 바탕으로 추진 중에 있다. 이외에도 무절연 초전도 기술의 응용이 시작되고 있는 주요 사례로 미국 국립 고자기장 연구소, 프랑스 Grenoble 국립 고자기장 연구소, 중국 과학원 등에서 개발 중인 40T급 초고자기장 연구용 자석, 일본 Toshiba의 9.4T급 의료진단용 초고자기장 MRI, MIT 및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의 신약개발용 단백질 분석 장비, 유럽 핵물리연구소(CERN) 및 일본 스미토모 중공업 등에서 개발 중인 암치료용 초소형 가속기, NASA 1.4 MW 항공기용 전기 추진, 러시아 고등기술연구소(RFARP)의 500 kW급 항공기용 전기 추진, 일본 중부전력의 초전도 자기에너지 저장장치 등이 있다.
그림 8. MIT-CFS의 차세대 초소형 핵융합 장치 (SPARC) 개발 계획
(D. Whyte, MIT 원자핵 공학과 교수 및 MIT Plasma Science and Fusion Center 센터장, 2018년 Impact Summit 발표 내용 중 발췌)
그림 9. MIT-CFS의 SPARC가 2019년 Bill Gates가 주관한 “Top 10 Breakthrough Technologies of 2019”에 선정
국내에서는 ㈜서남에서 2015년 MIT와 공동 연구를 통해 당시 고온 초전도 기술을 이용한 세계 최고 자기장인 26.4T를 단 1개월의 제작 기간만으로 성공시켜 세계를 놀라게 하였고(그림 10a) 이 결과는 응용 초전도 분야 권위지인 Superconductor Science and Technology 학술지의 “2016년 최다 인용 논문”에도 선정되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서남은 서울대와 공동으로 2017년 기초과학연구원(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CAPP에 18T 70mm 급의 세계 최초 고온 초전도 자석을 납품하였고(그림 10b) 이는 고자기장 고온 초전도 자석의 세계 최초 상업적 판매 실적으로 알려져 있다. 18T 자석은 2017년 10월 이래 현재까지 IBS-CAPP에서 연속적으로 운전 중이며, 이는 고온 초전도 자석의 세계 최초 “장기 실증 운전” 사례로 최근 관련 논문이 미국 응용물리학회의 Review of Scientific Instruments 학술지에 Editor’s Pick으로 게재되었다. 나아가 ㈜수퍼제닉스 및 전기연구원은 고온 초전도 다극자석 개발에 성공하여 현재 IBS의 중이온 가속기 사업단에서 개발 중인 RAON 가속기에 투입할 예정이며 (Fig. 10c), 이는 초대형 국가 개발 장비에 고온 초전도 자석이 실제로 사용되는 세계 최초 사례이다. 이외에도 기초과학 지원 연구원은 2015년부터 기계연구원, ㈜서남, 군산대, 서울대와 함께 400 MHz 무냉매 무절연 고온 초전도 NMR 자석을 개발, 차세대 초고자기장 NMR 자석 핵심 요소 기술들을 세계적인 수준에서 선도하고 있다 (그림 10d). 나아가 2017년 철도 기술연구원은 창원대학교 및 ㈜서남과 공동으로 하이퍼루프(Hyperloop) 시스템을 위한 초전도 자기 부상 및 추진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였고 (그림 11), ㈜ 수퍼코일은 창원대학교와 공동으로 초전도 유도가열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그림 12). 특히 ㈜수퍼코일의 유도가열 시스템은 초전도 기술의 세계 최소 산업 응용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그림 10. (a) ㈜서남에서 MIT와 공동 연구를 통해 2015년 개발에 성공한 26.4T 35 mm 무절연 고온 초전도 자석;
(b) ㈜서남에서 서울대와 공동으로 개발한 18T 70mm 무절연 고온 초전도 자석. 세계 최초의 고온 초전도 자석의 상업적 판매 사례로 2017년 IBS 극한상호작용 연구단에서 구매 및 설치한 이래 현재까지 2년여동안 연속운전 중이다. 세계 최초의 장기 실증 운전 사례;
(c) (주)수퍼제닉스 및 전기연구원이 개발하고 IBS 중이온 가속기 사업단의 RAON 가속기에 설치될 무절연 고온 초전도 자석;
(d) 기초과학 지원 연구원에서 개발에 성공한 단백질 분석용 400MHz(9.4T) 무절연 고온 초전도 NMR 자석;
그림 11. 철도 기술 연구원, 창원대학교 및 ㈜서남에서 개발한 무절연 고온 초전도 자기 부상 및 추진 시스템.
그림 12. (주) 수퍼코일 및 창원대학교가 공동으로 개발한 300kW급 유도 가열로.
초전도 기술이 적용되어 산업 응용을 위한 상용화에 성공한 세계 최초 사례.


4. 국내 고자기장 연구 센터 설립의 필요성

전술한 바와 같이 무절연 고온 초전도 기술은 패러다임 변화를 통해 기존 초전도 기술의 한계를 뛰어 넘는 원천 기반 기술로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 응용이 시작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산업부 R&D 전략기획단의 주도로 다양한 산학연 기관들이 참여하여 제조산업 공통기반 기술로서 초전도 고자기장 제조 플렛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림 13). 주요 응용분야를 크게 고자기장(High Magnetic Field) 및 대전력(Large Electric Power) 분야로 구분하였으며, 대표 고자기장 응용 분야로 의료, 바이오, 환경, 국방을 선정하였고, 대전력 응용 분야는 발전, 저장, 운영 및 소비로 구분하여, 무절연 고온 초전도 기술이 적용되었을 때 개발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시스템들을 선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고자기장 분야로는 의료 분야에서 10T급 차세대 초고자기장 영상 진단 MRI 장비, 2GHz급 단백질 분석장비, 친환경 자기 분리 시스템, 스텔스 기능을 위한 극저소음 전기 추진 시스템 등이 있으며, 대전력 분야에서는 10MW 이상급 대형 풍력 발전, 반 영구적이고 친환경적인 자기 에너지 저장장치, 전력 계통의 효율적 운영 및 보호를 위한 초전도 전력 케이블 및 한류기, 대형 선박용 전기 추진 시스템 및 산업용 기기 등이 주요 응용분야에 포함된다.
그림 13. 산업부 R&D 전략 기획단 주도로 국내 산학연 기관들의 참여를 통해 준비중인
무절연 고온 초전도 자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초전도 고자기장 제조 플렛폼 사업 개요.
이처럼 최근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선진국 들을 중심으로 고온 초전도 자석 기술의 혁신을 바탕으로 고자기장 기술의 광범위한 산업 응용이 빠르게 전개되며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서 실제 산업 적용까지 전주기 개발 단계에서 다수의 국립 연구소 및 대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선진국들과 달리, 아직까지 초전도 산업 응용이 본격화 되지 못한 국내 현실에서 국가의 주도아래 산학연이 힘을 모을 수 있는 “국립 고자기장 연구센터(National High Magnetic Field Center)”와 같은 국립 연구 기관의 설립이 시급히 요구된다. 나아가 이러한 국립 고자기장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국내 고온 초전도 기술을 결집하여, 마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술같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술 브랜드”로 성장 시킬 수 있다면 추후 우리나라의 다양한 제조산업의 국가 경쟁력을 재고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신기술의 등장은 시장의 선두주자들에게는 위기로, 동시에 후발주자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한다.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고온 초전도 고자기장 기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