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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슈에 대응하는 기술경영분야 기술동향

기고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미래기술분석센터 기술지능연구팀 이재민 책임연구원
이재민 책임연구원 증명사진
이재민 책임연구원

1. 사회 이슈 해결에 대한 고민

사회가 성장하면서 필연적으로 사회 이슈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비롯된 따뜻한 겨울, 자욱한 미세 먼지, 고령화되어 가는 한국 사회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긴장 등 현재 우리가 체감하는 사회 이슈만 해도 그 수가 상당하며, 각각 원인과 진행되는 양상이 다르다. 2015년 유엔은 인류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17개를 발표하였다(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 OECD 보고서는 SDGs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 그리고 혁신(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STI))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2014년부터 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 해결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과학기술을 통한 효율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탐색하는 것은 기술 경영이 기여할 수 있는 핵심적인 영역이다. 본고에서는 과학기술 문헌에 대한 최근의 분석 방법과 기술을 검토하여 사회 이슈에 대응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주요 연구 개발 동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목표와 계획
그림1 UN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s) 17개(좌), 43개 사회문제 영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3차 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 해결 종합 계획)(우)

2. 기술 경영 연구에서 데이터 및 분석 범위의 확대

기술 경영 분야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방법론을 도입함으로써 기술적 진보를 이루며, 그 활용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기존의 특허, 논문 정보와 같은 정형화된 데이터뿐 아니라, 뉴스 기사, SNS, 웹문서 등의 비정형 데이터에서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있다. 여기서는 주로 과학기술 정형 데이터인 특허와 논문에 대해 다루기로 한다.

특허 정보는 기업의 기술 역량을 판단하는 데 필수적인 자원으로 인식되는데, 과거에는 특정 기술 영역에 한정된 특허를 선택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머물렀다. 현재는 약 825만 건에 달하는 미국 특허 데이터 전체에 대해 서지학적 또는 텍스트 분석이 가능해져 기업과 연구자들이 대규모 특허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게 되었다.

Web of Science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전체 논문은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약 9,199만 건에 달하는데, 과학기술을 다루고 있는 정형 데이터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과학기술 전 분야를 포괄하는 이런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되면서 거시적 통찰과 동시에 미시적인 분석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되었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Leiden University)은 이러한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하여22년간(2000년부터 2022년까지) 발표된 약 3,800만 건의 논문과 논문 간8억 여 건에 이르는 인용 링크를 분석하여 4,125개의 과학기술 클러스터를 도출함으로써 micro-level에서의 연구 개발 동향을 세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각 연구 분야의 규모와 연구 분야 간 유사성을 네트워크 형태로 시각화하여, 매년 업데이트되는 연구 개발 동향에 대한 거시적 뷰를 제공할 수 있다.

3. 사회 이슈를 반영한 기술 예측

프로세스 및 기술
그림2 미래 유망 기술 선정/예측 프로세스(좌) 및 10대 미래 유망 기술(우)(김소영 외 KISTI, 2023)

기술 예측 과정은 가까운 미래에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 클러스터를 식별하기 위해 진행되며, 이는 고도화된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수행된다. 해당 학습 모델은 세 가지 주요 임베딩 벡터를 입력으로 활용한다. 첫째, 기술 클러스터별 인용 네트워크의 구조적 정보를 담고 있는 네트워크 임베딩 벡터, 둘째, 기술 클러스터별 연구 영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연구 분야 임베딩 벡터, 셋째, 논문 초록의 텍스트 정보를 기반으로 한 BERT 임베딩 벡터이다. 이들 벡터는 각 기술 클러스터를 정의하기 위한 복합 벡터를 형성하는 데 활용된다.

이 학습 과정은 각 기술 클러스터가 7년 후에 전체 클러스터 중 성장 추세 값 분포에서 어떤 상대적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예측 값으로 설정한다. 딥러닝 모델은 미래 고성장 가능성이 0.995 이상인 클러스터를 초기 후보군으로 선정한 후, 위크시그널 기술 키워드 상위 20%에 위치하는 클러스터를 추가로 필터링한다. 그리고 이 중 유엔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 17개와의 연계성을 평가하여 유망 기술 클러스터를 선별한다.

선정 과정을 거친 후, SDGs 17개 목표와의 연관성을 매핑한 결과, '건강과 웰빙', '지속 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적정 가격의 깨끗한 에너지' 순으로 높은 관련성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해당 기술 클러스터들이 미래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러한 예측 모델과 방법론은 미래 기술 개발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을 제공하며, 관련 기술 분야의 연구 및 개발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4. 사회문제 R&D-해결 방안 분석 시스템

사회문제 R&D 현황 및 해결 방안 분석 시스템
그림3 사회문제 R&D 현황 및 해결 방안 분석 시스템(프로토타입) (KISTI, 2023)

사회문제 R&D-해결 방안 분석 시스템은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43개 주요 사회문제에 대응하는 R&D 활동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텍스트 내에서 등장하는 문제와 해결 방안을 추출하여 구체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BERT 임베딩을 활용한 분류 모델을 기반으로, 특정 논문이 어떤 사회문제와 관련되어 있는지를 파악하는 추론 작업이 수행된다. 최근 10년간의 연구 논문 중에서 43개 사회문제와 연관된 약 321만 건의 논문을 분류하였으며, 이를 통해 사회문제별 연구 진행 상황을 상세히 분석했다. 논문의 제목과 초록에 버트(BERT)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적용하여 구체적인 사회문제 키워드 및 해결 방안 개체를 추출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복잡한 텍스트 데이터에서 구체적인 문제 인식과 해결책을 식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사회문제 R&D-해결 방안 분석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 시스템은 복잡한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 개발 활동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정책 결정자, 연구자, 그리고 관련 기관에 유용한 의사 결정 지원과 통찰 제공을 목표로 한다.

5. 맺음말

기술 경영 분야는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과의 융합을 통해 기술적 진보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과학기술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기술 경영 분야의 중요한 확장 영역 중 하나이다. 기술 예측 및 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의 발전은 사회이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해결해야 할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과학기술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 경영적 접근법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기술 경영 분야 연구자들에게도 연구 영역을 확장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는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주석
  • 1) 제3차 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해결 종합계획('23~'27)(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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