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퀀타매트릭스를 경영하는 권성훈 대표님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퀀타매트릭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권성훈입니다. 저는 서울공대 전기정보공학부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BiNEL(Biophonics & Nanoengineering Laboratory) 연구실을 이끌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과학적, 의학적 진보 뒤에는 새로운 측정을 할 수 있는 장비들의 역할이 크다는 철학에 기반하여, 다양한 기술을 이용해서 의사 선생님들과 바이오 연구하시는 분들이 쓰실 수 있는 툴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연구한 주제들 중 혁신 진단기술을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위해서, 9년 전에 퀀타매트릭스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퀀타매트릭스는 바이오칩,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이용해서 의사 선생님들과 바이오 연구하시는 분들이 쓰실 수 있는 툴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생물 진단 분야에서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 장비와 키트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서울공대의 교수님으로 계시면서 ㈜퀀타매트릭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퀀타매트릭스는 의사 선생님들과 연구자분들이 쓰실 수 있는 첨단장비를 만드는 일을 합니다. 특히 의사 선생님들께서 직접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으려면 굉장히 많은 일들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혁신기술이 실제 환자에게 적용되려면 우선 의료인증을 받아야 하고, 인증받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 후 환자한테 적용될 수 있기까지 큰 translational medicine의 gap이 존재하게 되는데, 그런 부분들을 메우기 위해서는 창업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일례로 저희가 만든 기술에 관한 주요 논문이 나온 게 2014년인데, 이후로 실제 환자한테 서울대병원에서 적용이 되기까지는 5년이라는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이렇듯 기술의 개발부터 임상 적용까지의 간극을 메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기인 것 같습니다.
Q. ㈜퀀타매트릭스는 어떤 산업 분야에서 어떠한 일을 하는 회사인가요?
A. 퀀타매트릭스는 진단 회사입니다. 퀀타매트릭스는 미생물 진단 시장에서 최초로 여러가지 기술과 장비 등을 개발해냈는데, 주로 미생물 진단 분야라 하면 박테리아로 인한 여러가지 감염병들을 진단하고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여러가지 suggestion을 해줄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군으로는 패혈증 환자들에게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최적 항생제를 찾아주어 처방을 앞당겨주는 dRAST(디라스트)라는 장비와 키트가 있습니다. 패혈증이라는 질환은 최적 항생제를 찾아주는 시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한 시간에 7~9%씩 생존율이
떨어지는 아주 위급한 질환입니다. 이미 기존 검사 중에 약을 찾아주는 좋은 검사가 있는데, 미생물 진단 분야의 특성상 최적 항생제를 처방하기까지 무려 3~4일이 소요됩니다. 퀀타매트릭스에서는 고유의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그 검사 기간을 2일가량 단축해서, 해당 환자가 균혈증임이 확진되는 당일 오후에 환자에게 맞는 최적 항생제를 찾아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이 제품을 포함하여, 미생물 패혈증 진단 시장, 즉 전 세계적으로 약 14조 원 규모에 이르는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여러가지 혁신 제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Q. 현재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BioTech 시장 공략을 위한 노력도 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해외 시장의 규모와 글로벌 진출을 위한 계획을 부탁드립니다.
A. 계획이라기보다는 이미 유럽시장은 진출을 하였습니다. 패혈증 진단 시장을 보면 크게 한 3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핏속에 균의 존재 유무를 알려줄 수 있는 혈액 배양 시장, 그리고 균의 이름을 알려주는 균 동정(ID; Identification) 시장, 마지막으로 저희가 론칭한 제품인 dRAST가 속해있는 시장으로 최적 항생제를 찾아주는 항생제 감수성(AST; Antimicrobial Susceptibility Testing) 시장이 있습니다. 이 3개 시장 전체가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12~14조 원 정도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고, 연 8%씩 고성장하고 있습니다. 그중 항생제 감수성 시장이 바로 서울공대 연구실과 퀀타매트릭스라는 회사가 수년간 함께 노력해서 개발하고, 의료 승인을 받고, 글로벌 시장에 론칭까지 한 dRAST(디라스트)라는 제품이 속해 있는 시장입니다. 이 제품 같은 경우에는 유럽 12개국과 한국, 총 13개국의 가장 유력한 병원들, 대부분 서울대 병원 같은 큰 병원들에 진출을 해서 현재 장비가 성능평가를 받고 있거나 평가를 마친 병원도 많이 있습니다. 평가과정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내년 유럽시장에서의 확장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Q. 서울대 공대의 연구실 창업의 우수사례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서울대와 공대에서 받았던 지원 및 도움 등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A. 저는 개인적으로 서울대나 서울공대라고 하면 ‘혁신’이라는 단어가 딱 떠오르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그런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공대라는 훌륭한 학생들과 같이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 자체가 가장 중요한 지원입니다. 또한 미리 혁신을 이루신 여러 선배 교수님들께도 다양한 조언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나 저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환경 자체가 사실은 저희와 같은
사례가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고, 서울공대에서 좋은 기술들이 많이 개발되어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이러한 상황 속에서 ㈜퀀타매트릭스의 IPO 추진 소식이 들려오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게 되어가고 계시나요?
A. 현재 코스닥시장으로의 IPO를 진행 중에 있으며, 상장심사 승인을 받은 상태입니다. 올해 12월 중에 상장을 추진할 일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장사로의 전환뿐만 아니라 시장 확대, 파이프라인 개발 등의
관점에서도 내년이 퀀타매트릭스에게 아주 뜻깊은 한차례 도약의 시기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회사를 창업하고 경영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스타트업이라는 게 초기에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혁신을 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혁신이라는 것 자체가 눈에
바로 보이는 그런 부분들은 아닌 거죠.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저희의 비전에 대한 믿음을 갖고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설득하는 과정들을 거쳐야만 합니다. 작게는 함께 일할 직원들을 모으는 과정부터, 크게는 다양한 투자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실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그런 과정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지금 시점에서는 저희가 지난 10년의 여정을 통해서 딱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지금은 훨씬 쉬워졌지만, 초기에 무엇도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저희의 비전과 목표를 같이 믿고 도와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회사의
성장을 함께할 귀한 분들을 찾고 설득하고 같이 꿈꿀 수 있게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가장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물론 좋은 분들과 같이 온 길을 돌아보면 즐거운 과정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Q. 최근 공대의 스타트업 창업이 많은데,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공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일까요?
A. 서울대 학생들, 특히 서울대 공대 학생들은 일단 확실히 우수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다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창업을 하고 도전을 하는 것을 커리어 옵션 중에 하나로 고려해 보시라고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직접 해봤고, 해보니까 굉장히 의미 있고 좋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고려해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 학생들에게 커리어 관점에서 창업 외에도 다양한 기회들이 많이 주어지다 보니 창업을 선택했을 때의 기회비용이 크게 느껴져서 오히려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창업이라는 것 자체가 과정상의 어려운 부분들은 많지만, 뜻을 같이해서 모인 분들끼리 한 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일하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에서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입니다. 그리고 여러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리스크는 크지만 본인의 능력을 많이 발휘해야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그런 경험들이 향후에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창업자 정신으로 발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자 정신은
그 변화의 종류가 무엇이든 특정 변화를 만들어내는 framework이고, 그러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여러분들이 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어디서든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스킬과 정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실력 있는 서울대 학생들일수록 창업을 더 시도해보고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퀀타매트릭스의 향후 계획과 비전은 무엇일까요?
A. 제가 창업을 하게 된 동기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연구를 열심히 했고 그 연구가 기술자로서 또 과학자로서 사회적으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이 꼭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런 면에서 창업을 통해 지금까지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프로젝트로, 서울공대 연구실에서 처음 발명된 후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전 세계에 상용화되어 퍼지게 되면, 아침에 눈뜰 때마다 ‘오늘도 몇백 명이 살았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혁신 제품이 전 세계 모든 상급 병원에 퍼지기를 원합니다. 그 중간 과정을 더욱 빠르게 함으로써 많은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회사의 직원과 학생들도 그런 이유로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전 세계가 쓸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Q. 서울공대 독자(동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그동안 저희 연구실과 회사와 저를 수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도와주신 수많은 동문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서울공대에서 만들어진 기술로 전세계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는데,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Q. 연구적인 성과와 창업을 통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큰 요인이
무엇인가요?
A. 일단 제일 중요했던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함께 연구를 시작하고 그 연구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 보는 과정을 같이 했던,
지금도 같이 하고 있는 학생들과 회사 초기에 장비도 없고 제대로 된 환경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까지 노력해주신 퀀타매트릭스 멤버 여러분들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제일 중요한 게 사람인 것 같습니다. 좋은 뜻을 가진 프로젝트라서 좋은 뜻을 가진 분들이 도움을 주신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저희 연구실 학생들과 ㈜퀀타매트릭스 멤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Q. 우리나라 코로나 진단 키트 등의 K-바이오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여쭙고 싶습니다.
A. 정말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진단 키트를 통해 확인했듯이, 한국의 진단 회사들이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준 것 같습니다. 굉장히 혁신적인 일이고, 나중에는 이 순간이 더욱 큰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가 기회가 되는 것처럼, 코로나 위기를 통해 한국의 진단 기술과 산업은 좋은 기회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잘 이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럽에서 고객들과 이야기해보면, 한국의 IT나 전자 산업의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되어서 기대 수준이 높습니다. 한국 제품은 잘 동작할 것이고, 하이텍 장비일 것이라는 기대들이 많습니다. 덕분에 한국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크게 있지는 않습니다. 기술자로서 굉장히 뿌듯합니다. 저희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 중 패혈증 진단 제품도 다양한 기술들이 융합되어 있습니다. 인공지능 판단기술, 바이오칩 기술, 광학 기술 등이 융합되어 한국에서 수출된 바이오장비 중에는 매우 기술집약적인 high-tech 제품 중 하나일 것입니다. 기존의 K-바이오 선배님들이 잘 해주신 부분을 이어 나갈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