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영 소장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
세계 주요국 SMR 개발 현황
임채영 소장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
비경수형 소형모듈원자로 개발 현황 및 전망
1. 서론
1950년대 원자력 기술의 상용화가 시작된 이래로 원자로 개발은 대형화의 역사라 할 수 있다. 1957년에 가동을 시작한 세계 최초의 본격적인 상용원전인 미국 Shippingport 원전의 출력은 60 MWe이었다. 한편, 현재 가동 중인 원전 가운데 가장 출력이 큰 원전은 프랑스의 EPR로 1,770 MWe에 달한다. 따라서 30배 가까운 대형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대형화의 잇점은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자로는 그 특성상 출력을 30배로 키운다고 하더라도 크기를 비례해서 키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 원자력산업계는 소형 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형 원전의 전력생산 단가를 대형 원전 수준으로 낮추는 것은 많은 노력과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소형화가 대세가 되고 있는 것은 소형 원전이 가지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소형 원전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높아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안전성을 구현할 수 있으며 단위 호기당 투자비용을 줄여 사업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과 같이 전력 생산의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는 전력공급 환경에서 출력조절에도 유리하고 수요지 인근에 건설하여 전력뿐만 아니라 열 공급, 담수화, 수소 생산 등 다양한 이용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70여 종의 소형모듈원자로가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은 기존의 대형원전과 같이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형 원자로이다. 나머지 절반은 소듐, 헬륨, 납, 용융염과 같이 물이 아닌 물질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로 이를 비경수형 소형모듈원자로라 부른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비경수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950년대 원자력 기술의 상용화가 시작된 이래로 원자로 개발은 대형화의 역사라 할 수 있다. 1957년에 가동을 시작한 세계 최초의 본격적인 상용원전인 미국 Shippingport 원전의 출력은 60 MWe이었다. 한편, 현재 가동 중인 원전 가운데 가장 출력이 큰 원전은 프랑스의 EPR로 1,770 MWe에 달한다. 따라서 30배 가까운 대형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대형화의 잇점은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자로는 그 특성상 출력을 30배로 키운다고 하더라도 크기를 비례해서 키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 원자력산업계는 소형 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형 원전의 전력생산 단가를 대형 원전 수준으로 낮추는 것은 많은 노력과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소형화가 대세가 되고 있는 것은 소형 원전이 가지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소형 원전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높아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안전성을 구현할 수 있으며 단위 호기당 투자비용을 줄여 사업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과 같이 전력 생산의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는 전력공급 환경에서 출력조절에도 유리하고 수요지 인근에 건설하여 전력뿐만 아니라 열 공급, 담수화, 수소 생산 등 다양한 이용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70여 종의 소형모듈원자로가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은 기존의 대형원전과 같이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형 원자로이다. 나머지 절반은 소듐, 헬륨, 납, 용융염과 같이 물이 아닌 물질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로 이를 비경수형 소형모듈원자로라 부른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비경수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노형 | 미국 | 러시아 | 중국 | 한국 | 기타* | 합계 |
경수로 | 5 | 12 | 5 | 1 | 8 | 37 |
고온가스로 | 2 | 3 | 2 | 0 | 7 | 14 |
액체금속냉각고속로 | 3 | 1 | 0 | 1 | 6 | 11 |
용융염냉각로 | 4 | 0 | 1 | 0 | 5 | 10 |
초소형원자로 | 3 | 0 | 0 | 0 | 3 | 6 |
합계 | 17 | 16 | 8 | 2 | 29 | 72 |
*기타 : 일본, 아르헨티나, 캐나다, 영국, 남아공, 인도네시아, 체코, 프랑스, 덴마크, 룩셈부르크, 스웨덴
[자료] IAEA, Advances in Small Modular Reactor Technology Developments, 2020
2. 왜 비경수형 원자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가동 중인 원전의 대다수는 경수형 원전이다. 이에 따라 원전의 설계 및 운전 경험, 안전 규제 체제, 기자재 공급망 등이 경수형을 중심으로 확립되어 있다. 그러므로 소형모듈원자로 기술도 경수형이 주류를 형성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다수의 SMR 개발자들이 비경수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비경수형 원자로가 경수형과 비교하여 몇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우라늄 자원 이용률을 높이고 사용 후 핵연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원자로는 우라늄을 중성자와 충돌시켜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고 이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는 장치이다. 원자로는 핵분열반응에 주로 사용되는 중성자의 에너지에 따라 고속로(고속의 중성자를 이용하는 원자로)와 열중성자로(저속의 중성자를 이용하는 원자로)로 구분된다.
물은 뛰어난 중성자 감속능력을 가지고 있는 물질이므로 경수형 원자로는 열중성자로의 특성을 가진다. 열중성자로는 고속로와 비교하여 핵반응을 일으키고 제어하기 쉽기 때문에 대다수의 원전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열중성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우라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라늄-238의 핵분열을 일으키지 못한다. 따라서 열중성자를 핵반응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연계에 0.7%만 존재하는 U-235를 농축하여 사용해야 한다.
고속중성자는 우라늄-238의 핵분열 반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라늄 자원 이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또한 고속중성자는 사용후핵연료에 존재하는, Pu, Am, Cm과 같은 초우라늄 원소와 핵반응이 가능해 사용후핵연료의 방사성 독성을 줄일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여 초우라늄 원소를 분리한 후 이를 다시 고속로에 연료로 사용하면 자원 이용률도 높이고 사용후핵연료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둘째, 경수로보다 고온에서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열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고온 열 공급에도 유리하다. 통상적으로 경수형 원전은 안전상의 이유로 300℃ 내외에서 운전이 이루어지는 반면 비경수형은 냉각재에 따라 비경수형은 500℃~950℃의 운전이 가능하다. 따라서 산업공정열 공급과 고온수전해 수소생산 등에 유리하다. 이밖에도 경수로에 비해 구조를 단순화하여 소형화에 유리하며 수 십년간 핵연료를 교체하지 않고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률을 높일 수 있으며, 오지나 극지, 해양 이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가동 중인 원전의 대다수는 경수형 원전이다. 이에 따라 원전의 설계 및 운전 경험, 안전 규제 체제, 기자재 공급망 등이 경수형을 중심으로 확립되어 있다. 그러므로 소형모듈원자로 기술도 경수형이 주류를 형성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다수의 SMR 개발자들이 비경수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비경수형 원자로가 경수형과 비교하여 몇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우라늄 자원 이용률을 높이고 사용 후 핵연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원자로는 우라늄을 중성자와 충돌시켜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고 이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는 장치이다. 원자로는 핵분열반응에 주로 사용되는 중성자의 에너지에 따라 고속로(고속의 중성자를 이용하는 원자로)와 열중성자로(저속의 중성자를 이용하는 원자로)로 구분된다.
물은 뛰어난 중성자 감속능력을 가지고 있는 물질이므로 경수형 원자로는 열중성자로의 특성을 가진다. 열중성자로는 고속로와 비교하여 핵반응을 일으키고 제어하기 쉽기 때문에 대다수의 원전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열중성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우라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라늄-238의 핵분열을 일으키지 못한다. 따라서 열중성자를 핵반응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연계에 0.7%만 존재하는 U-235를 농축하여 사용해야 한다.
고속중성자는 우라늄-238의 핵분열 반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라늄 자원 이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또한 고속중성자는 사용후핵연료에 존재하는, Pu, Am, Cm과 같은 초우라늄 원소와 핵반응이 가능해 사용후핵연료의 방사성 독성을 줄일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여 초우라늄 원소를 분리한 후 이를 다시 고속로에 연료로 사용하면 자원 이용률도 높이고 사용후핵연료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둘째, 경수로보다 고온에서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열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고온 열 공급에도 유리하다. 통상적으로 경수형 원전은 안전상의 이유로 300℃ 내외에서 운전이 이루어지는 반면 비경수형은 냉각재에 따라 비경수형은 500℃~950℃의 운전이 가능하다. 따라서 산업공정열 공급과 고온수전해 수소생산 등에 유리하다. 이밖에도 경수로에 비해 구조를 단순화하여 소형화에 유리하며 수 십년간 핵연료를 교체하지 않고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률을 높일 수 있으며, 오지나 극지, 해양 이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3. 주요 비경수형 SMR 개발 현황
3.1 소듐 냉각 고속로(SFR)
소듐 냉각 고속로는 물 대신 액체금속인 소듐(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이다. 높은 에너지의 고속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러시아에서는 이미 오랜 기간 운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의 테라파워(TerraPower)사에서 와이오밍주 캐머러에 첫 호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테라파워사에 지분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1997년 이후 꾸준히 관련 연구를 지속하여 현재는 기본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소듐냉각고속로는 사용후핵연료를 소각하여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용도로 개발이 진행되었으며 최근에는 전력 생산용으로 개조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아래 그림은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의 안전 설계 특성을 보여준다.
소듐냉각고속로는 아래 그림과 같은 방식으로 경수로에 비해 더 뛰어난 공학적 안전을 구현할 수 있지만 소듐이 물과 만나는 경우 격렬하게 반응을 일으키는 문제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미국 테라파워사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안전하게 가동되는 것을 보여준다면 이러한 우려를 줄이고 보급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3.2 고온가스로(HTGR)
고온가스로는 핵연료가 세라믹으로 3중 피복된 직경 1mm의 알갱이 형태로 1800℃ 고온에서도 파손되지 않으며 냉각재인 헬륨은 방사화되지 않으므로 외부로 누출되어도 방사능 오염이 없다. 또한 후쿠시마 사고와 같이 전원상실(블랙아웃) 사고에도 별도의 냉각수나 전력공급 없이 자연 현상만으로 원자로가 냉각되어 안전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안전의 관점에서는 가장 뛰어난 특성을 지니고 있는 원자로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고온가스로는 유사시에도 공기만으로도 냉각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이 부족한 내륙지방에서 장점이 극대화되는 원자로이다.
다만 열밀도가 낮아 동일한 출력을 생산할 때 원자로의 크기가 커지고 사용후 핵연료 발생량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고온가스로는 전기는 물론 산업용도 및 열병합 발전에 사용할 수 있는 750℃ 이상의 고온열을 제공할 수 있는 노형으로 활발하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2021년 중국은 세계 최초로 제4세대 고온가스로 HTR-PM 2기의 가동을 시작하였다. 2기의 원자로에서 나오는 증기로 210MWe의 단일 터빈을 구동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X-Energy사가 개발하고 있는 Xe-100은 80 MWe급 모듈 4개로 320 MWe의 전력을 생산하며 미국 워싱턴주에 건설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의 두산중공업이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USNC사는 캐나다 북부의 오지에 전력공급을 위해 고온가스로 방식의 열출력 15 MWth급 초소형원자로(MMR)를 개발 중이다. 캐나다에 첫 호기를 실증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의 현대엔지니어링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USNC사의 원자로 기본설계 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노심 설계 및 안전해석을 수행하였다. 현재 국내 기술 수준은 750℃ 고온가스로의 원자로 개념설계에 필요한 원자로 설계기술, 재료 및 핵연료 기술이 확보되어 있다.
3.3 용융염원자로(MSR)
용융염냉각로는 냉각재로 불소 혹은 염소 화합물의 용융염을 사용하며 핵연료 물질을 이들 용융염에 용해시켜 용융염을 핵연료와 냉각재로 동시에 활용하는 개념이다. 기존의 원자로 개념은 고체핵연료를 사용하고 유사시에도 이를 녹지 않도록 설계하는 반면, 용융염은 운전상태에서 용융염에 녹아 있는 핵연료를 사용하며 유사시에는 핵연료가 고체화되어 방사성물질의 외부 방출을 막는 역발상의 원자로이다.
이러한 방식은 안전성을 높일 수 있고 원자로 설계를 단순화하여 소형화에 유리하며 핵연료 이용효율을 높이고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직 기술 개발 수준은 낮은 편이지만 성공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많은 장점이 있어 가장 많은 원자로 개발자들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와 협업하여 선박용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파이로 연구를 통해 염소화 우라늄(UCl3) 개발·제조·실증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용융염원자로 기술의 핵심인 용융염 기술 확보에 유리하며 기존의 원자로 설계 기술을 접목한다면 경쟁국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다음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 중인 용융염원자로 URECA의 개념도이다.
3.1 소듐 냉각 고속로(SFR)
소듐 냉각 고속로는 물 대신 액체금속인 소듐(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이다. 높은 에너지의 고속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러시아에서는 이미 오랜 기간 운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의 테라파워(TerraPower)사에서 와이오밍주 캐머러에 첫 호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테라파워사에 지분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1997년 이후 꾸준히 관련 연구를 지속하여 현재는 기본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소듐냉각고속로는 사용후핵연료를 소각하여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용도로 개발이 진행되었으며 최근에는 전력 생산용으로 개조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아래 그림은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의 안전 설계 특성을 보여준다.
소듐냉각고속로는 아래 그림과 같은 방식으로 경수로에 비해 더 뛰어난 공학적 안전을 구현할 수 있지만 소듐이 물과 만나는 경우 격렬하게 반응을 일으키는 문제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미국 테라파워사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안전하게 가동되는 것을 보여준다면 이러한 우려를 줄이고 보급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3.2 고온가스로(HTGR)
고온가스로는 핵연료가 세라믹으로 3중 피복된 직경 1mm의 알갱이 형태로 1800℃ 고온에서도 파손되지 않으며 냉각재인 헬륨은 방사화되지 않으므로 외부로 누출되어도 방사능 오염이 없다. 또한 후쿠시마 사고와 같이 전원상실(블랙아웃) 사고에도 별도의 냉각수나 전력공급 없이 자연 현상만으로 원자로가 냉각되어 안전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안전의 관점에서는 가장 뛰어난 특성을 지니고 있는 원자로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고온가스로는 유사시에도 공기만으로도 냉각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이 부족한 내륙지방에서 장점이 극대화되는 원자로이다.
다만 열밀도가 낮아 동일한 출력을 생산할 때 원자로의 크기가 커지고 사용후 핵연료 발생량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고온가스로는 전기는 물론 산업용도 및 열병합 발전에 사용할 수 있는 750℃ 이상의 고온열을 제공할 수 있는 노형으로 활발하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2021년 중국은 세계 최초로 제4세대 고온가스로 HTR-PM 2기의 가동을 시작하였다. 2기의 원자로에서 나오는 증기로 210MWe의 단일 터빈을 구동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X-Energy사가 개발하고 있는 Xe-100은 80 MWe급 모듈 4개로 320 MWe의 전력을 생산하며 미국 워싱턴주에 건설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의 두산중공업이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USNC사는 캐나다 북부의 오지에 전력공급을 위해 고온가스로 방식의 열출력 15 MWth급 초소형원자로(MMR)를 개발 중이다. 캐나다에 첫 호기를 실증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의 현대엔지니어링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USNC사의 원자로 기본설계 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노심 설계 및 안전해석을 수행하였다. 현재 국내 기술 수준은 750℃ 고온가스로의 원자로 개념설계에 필요한 원자로 설계기술, 재료 및 핵연료 기술이 확보되어 있다.
3.3 용융염원자로(MSR)
용융염냉각로는 냉각재로 불소 혹은 염소 화합물의 용융염을 사용하며 핵연료 물질을 이들 용융염에 용해시켜 용융염을 핵연료와 냉각재로 동시에 활용하는 개념이다. 기존의 원자로 개념은 고체핵연료를 사용하고 유사시에도 이를 녹지 않도록 설계하는 반면, 용융염은 운전상태에서 용융염에 녹아 있는 핵연료를 사용하며 유사시에는 핵연료가 고체화되어 방사성물질의 외부 방출을 막는 역발상의 원자로이다.
이러한 방식은 안전성을 높일 수 있고 원자로 설계를 단순화하여 소형화에 유리하며 핵연료 이용효율을 높이고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직 기술 개발 수준은 낮은 편이지만 성공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많은 장점이 있어 가장 많은 원자로 개발자들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와 협업하여 선박용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파이로 연구를 통해 염소화 우라늄(UCl3) 개발·제조·실증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용융염원자로 기술의 핵심인 용융염 기술 확보에 유리하며 기존의 원자로 설계 기술을 접목한다면 경쟁국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다음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 중인 용융염원자로 URECA의 개념도이다.
< URECA* 원자로 > * 원자력(연)에서 개발 중인 MSR ▸열출력: 100 MWth ▸중성자스펙트럼: 고속 ▸냉각재: 염소용융염 ▸출구온도: 650 ℃ ▸핵연료: 고순도저농축우라늄 ▸용도: 동력원(선박추진), 해양플랜트, 분산전원, 수소 생산 등 |
4. 맺음말
2030년대 초반에 본격적으로 형성될 SMR 시장은 경수형 SMR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비경수형 SMR도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에 기술개발 추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어떤 원자로 기술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우선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형성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2030년대 초반에 본격적으로 형성될 SMR 시장은 경수형 SMR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비경수형 SMR도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에 기술개발 추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어떤 원자로 기술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우선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형성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