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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균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강승균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최소침습 의료기술을 위한 트렌지언트 전자소자
(Transient Electronics for Minimally Invasive Medical Devices)


그림 1. 외부자극에 의해 물리적인 형태가 소멸되는 트렌지언트 전자소자 (Transient Electronics) 예시. 생체액에 의해 분해되는 기판 고분자와 전도성 무기질로 구성된 전자소자가 수용액에 의해 차례로 분해되어 물리적 형태가 사라진다.

건강한 삶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기술의 발달과 함께 소형화된 무선의료 전자소자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맞춤형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술을 추구하게 하였다. 휴대가 용이한 웨어러블 소자를 기반으로 의료소자 개발과 상용화가 활발하게 증가하고 있다. 웨어러블 소자에 비해서는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삽입형 의료소자에 대한 기술 또한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다. 바이오신호를 측정 대상에 직접적으로 부착할 수 있고, 환부에 대한 집중적인 치료가 가능하며 정확성과 민감도가 우수하기 때문에 웨어러블 소자로는 접근할 수 없는 삽입형 의료소자만의 영역이 존재한다. 다만, 환부에 직접적인 부착을 위해 수술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심각한 질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위한 경우에 불가피하게 선택되는 일이 많다. 과거 의료수술이 최소한의 공간만을 활용하여 출혈과 감염을 최소화한 최소침습 기술로 나아가듯, 미래형 의료전자 소자 또한 최소침습성을 고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생분해성 소재기술이 침습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료소재기술로 개발되어왔다. 수술후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측면에서 2차 수술로 인한 불편함과 감염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상처를 꿰매는 수술용 실이 생분해성 물질인 PLGA, PLLA로 이루어져 있다. 생분해성 소재는 약물전달을 위한 전달체나 신경재생중 신경세포의 길목을 만들어주는 신경도관 등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생분해성 소재는 지지대 역할을 하는 구조체로서 활용이 한정되어 있었다.

최근 나노소재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구조체로서의 기능을 넘어 생분해성 전자소자를 통한 다기능성 스마트 의료소자를 제안하였다.[1-3] 그림 1은 Mg과 Si과 같은 나노박막을 생분해성 고분자 위에 제작한 생분해성 전자소자를 대표적 예시로 보여준다. 박막형으로 제작된 소자는 체내에 삽입되어 진단과 치료의 기능을 다 한 후, 체액과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물리적 구조가 사라지며 반응물로 생성된 분자 단위 물질들은 체내에 흡수되거나 체외로 배출된다.

이와 같은 신개념 소자가 구현되는데 있어서 Si 나노박막의 생분해성을 재발견한 것이 매우 큰 기여를 하였다. 반도체 소재로 알려진 Si이 물과 반응하여 분자단위로 녹는다는 것은 실감나는 사실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Si이 상온의 물과 반응하여 녹는 속도가 하루에 수나노 수준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Si을 물에 담가둘 기회도 흔치 않을 뿐만 아니라 수 마이크로가 넘는 시스템에서 하루에 수 나노에 변화는 큰 변화로 와 닿지 않는다. 하지만 유연전자소자로서의 활용을 위해 수백 나노에서 수십나노까지 매우 얇은 무기박막을 자유롭게 공정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며 나노박막으로서의 Si은 수일에서 수개월 내에 물에 녹을 수 있는 생분해성 친환경 물질로 재조명을 받게 된다.[1] 두께 스케일의 변화가 녹는다라는 개념의 시간 스케일의 변화를 함께 가져온 것이다.

특히 반도체 소재인 Si을 생분해성 소자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능동소자인 트랜지스터 기반 연산소자를 기본으로 태양전지 및 광이미지 소자와 같은 광전소자에서부터 압저항(piezoresistive) 성질을 이용한 변형률 센서까지 다방면의 소자를 생분해성 소자로 구현할 수 있다.[1-3] 이외에도 Ge, 비정질 IGZO, ZnO 등의 반도체 소재가 생분해성 물질로 활용되고 있으며 Mg, Zn, Fe, Mo, W 및 합금이 전도성 금속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SiO2 및 SiN 또한 Si과 유사한 분해 거동을 보이며 절연체이자 유전체로서 활용된다. 큰 범주에서 용액, 열, 빛 등의 외부자극을 통해 전자소자의 물리적인 형태를 제거하는 기술을 트렌지언트 전자소자(Transient Electronics)라고 정의한다.[1-4] 생분해성 전자소자 또한 트렌지언트 전자소자의 일종으로 앞서 소개된 생분해성 물질을 다양하게 조합함으로써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고성능의 생분해성 의료소자로 구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3가지의 의료소자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림 2. 두개골 내에 삽입되어 실시간으로 뇌압을 측정할 수 있는 생분해성 뇌압센서 개념도 (좌).
잠복기가 있는 뇌손상을 일정기간 모니터링 후 자연분해되어 사후 조치가 필요없는 시스템.
가속실험을 통해 생분해성 뇌압센서가 분해되는 연속영상 이미지 (우)

생분해성 전자소자는 잠복기가 있는 증상을 진단하는데 수월성이 크다. 대표적인 예로 외상성 뇌손상을 들 수 있다. 외부 충격에 의해 뇌에 외상을 입을 경우, 국부적인 출혈이 발생하는데 출혈의 양에 따라 증상이 바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10일 이상의 장기간에 거쳐 출혈이 누적되어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운동선수들이 갑자기 그라운드에서 쓰러지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많은 경우 이와 같은 미세 출혈이 누적되어 발생한 사례이다. 외상성 뇌손상을 진단하는 표준 방법은 두 개골 내의 압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이 두개골 내 압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튜브로 연결된 호스관을 삽입하여야 한다. 진단이 끝난 뒤에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 환자는 계속 튜브를 연결한 채로 있어야하는데 이 때문에 외부에 노출된 환부를 통해 감염이 발생하며 진단 기간 동안 외부홛동이 불가하다. 생분해성 소자는 체내에 삽입되어 수일에서 수주간 뇌압을 측정하고 이후 녹아 사라지기 때문에 제거수술 과정에 의한 감염문제와 병원에서 지내야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림 2는 생분해성 뇌압 측정센서의 예시이다.[5] 압력을 측정하기 위한 구조체를 제작하기 위해 공극이 매우 많은 nanoporous Si을 활용하여 구멍이 파인 구조를 제작하였으며 생분해성 고분자를 유리전이 온도 이상으로 가열하여 구멍을 덮음으로써 외부 압력에 의해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멤브레인을 구성하였다. Si의 압저항 성질을 이용하여 변형률 센서를 멤브레인에 부착하고, SiO2 및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하여 보호피막을 입힘으로써 뇌압을 민감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완성되었다. 동물모델을 통해 검증한 결과 센서는 호흡에 의해 발생하는 민감한 압력변화까지 측정이 가능한 수준이며 약 0~100 mmHg 수준의 뇌압 영역에서 압력 변화를 잘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현재까지 기술로는 수일 내에 체액이 소자 내로 확산하여 민감도가 변화하기 때문에 수주 이상의 측정은 어려운 상황이며 체액의 확산을 최대한 저지하기 위한 소수성 생분해성 고분자의 개발이 진행 중이다. 실제 소자로 구현하기 위한 패키징의 이슈가 해결된다면 상용화에 더욱 가까운 단기 압력센서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3. 말초신경 가속 치료를 위한 생분해성 근거리 무선전기 자극 전자약. 다리신경 모형을 통해 본 삽입 예상도(좌).
말초신경 재생 의료적용 예상 시나리오(우). 외상에 의한 신경 절단시 생분해성 전자약을 삽입하여 무선자극 후 재생완료 시점에서 전자약이 자연 분해됨.
Adapted with permission from References 6

생분해성 소자는 재생 및 재활 치료에도 매우 효과적인 기술이다. 치료기간이 대체로 정해져있기 때문에 필요 기간 동안만 작동이 필요하며 체내 조직으로 공간이 대체되어야 하기 때문에 생분해성 물지을 통해 소자를 구현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림 3은 말초신경 재생을 촉진하기 위한 신경자극기로 포괄적으로는 전자약이라는 개념을 갖는 소자를 보여준다.[6] 교통사고와 같이 물리적으로 신경이 절단되는 외상환자는 연간 만명이 넘게 발생한다. 대부분의 단순 신경절단은 말초신경이 자연재생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신경 절단 부위가 긴 경우는 자연재생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재생되더라도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 근육 및 재생에 필요한 신경세포가 괴사하여 신경이 재생된 이후로도 원래의 기능을 복원하지 못하고 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최근 신경에 직접적인 전기자극을 제공함으로써 축삭돌기의 활성전위를 증폭시켜 신경의 재생을 가속시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그림 4의 소자는 Mg으로 구성된 인덕터를 통해 근거리에서 제공되는 무선에너지 전송을 수신하여 전류를 형성하고 이를 Si으로 구성되 PIN 다이오드를 통해 정류함으로서 단방향의 전류로 말초신경에 자극한다.[6] 실제로 절단 된 쥐의 다리 신경에 전자약을 통해 전기자극을 가한 결과, 신경세포가 제어하는 근육의 근전도도가 한달 이상 빠르게 회복될 뿐만 아니라 근손실도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 검증되었다.
그림 4.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한 보관체와 무선 전자약을 응용한 약물방출 제어시스템.
다채널 약물방출 시스템의 응용 모식도(위)와 무선제어를 통한 약물 방출 및 생분해 검증 예(아래).
Adapted with permission from References 7

앞서 소개한 무선전기 자극기를 이용해서 필요한 시점에 약물을 전달하는 약물방출기를 생분해성 소자로 구현할 수 있다. 필요한 시점에 단기적으로 약물을 투여하는 기술로 활용성이 있으며 수술 직후에 예후를 파악하며 약물투입이 필요한 경우에 응용이 가능하다. 물리적 절제수술 이후 항암치료를 시도할 경우, 수술 환부의 회복을 기다린 이후에 순차적으로 약물을 제공하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전기자극이 가해졌을 때,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얇은 금속 박막이 가속분해됨으로써 약물을 방출하는 기술을 그림 4에 소개하였다.[7] 금속의 부식 특성을 이용한 것으로 틈새 부식으로 알려진 기술이다. 금속 표면에 절연 고분자를 일부 코팅하면 금속과 코팅면 계면에서 용액의 순환이 지연되어 부분적으로 산화가 더욱 빠르게 가속되는 원리이다. 생분해성 금속인 Mg 또는 Mo과 생분해성 고분자인 polyanhyride를 이용하여 약물을 저장하고 전류 인가 여부에 따라 입구를 개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응용하였다.

이처럼 생분해성 전자소자 기술은 미래사회의 삽입형 의료소자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최소침습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기 진단치료 기술을 기반으로 잠복기가 있는 경우, 수술 후 예후를 모니터링해야하는 경우, 재생치료에 응용하는 경우 등 다양한 의료기술과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큰 범주의 트렌지언트 전자소자는 생분해성 소자 이외에도 최근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각광을 받는 것처럼 미래 사회의 늘어나는 전자쓰레기를 손쉽게 폐기할 수 있는 기술로도 확장성을 갖고 있다. 기술의 보다 넓은 확장을 위해서는 한정된 물질의 선택성의 넓힐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폼팩터를 갖는 소재의 개발하여 유연/신축 소자 기술과 접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 나아가 분해시간을 정확이 제어할 수 있는 수명제어 기술과 신뢰성 기술의 개발 또한 상용화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생분해성 소자에서 개발된 기반기술이 다른 의료소자의 평가에도 가속시험으로써 응용될 수 있는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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