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경 교수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김호경 교수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미래의 초연결 기술 5K Bridge
[들어가며]
요즘 연구실 석박사과정생들을 보면서 내가 한참 석박사과정 연구를 하던 시기를 회상해본다. 당시만 해도 사장교와 현수교로 대표되는 케이블교량은 우리나라에 3개밖에 없었다. 남해대교, 진도대교, 돌산대교가 그 것이었는데, 당시 이 교량들은 우리 기술자가 건설에 참여하기는 하였지만 외국 차관사업에 의해 진행되어 외국의 기술로 지어진 것이다. 1990년초 일본 오사카항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사방에 즐비했던 케이블교량을 보면서 기술의 차이를 느끼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1년 현재 우리나라의 케이블교량은 93개로 집계되었다. 이제 교량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사장교(cable-stayed bridge, 경사진 케이블이 데크를 지지하여 긴 길이를 교각없이 건너는 방식)와 현수교(suspension bridge, 현수선 모양의 주케이블이 행어로 데크를 지지하여 긴 길이를 교각없이 건너는 방식)를 구별할 줄 알며, 한강을 비롯해 국토 곳곳에서 이런 특수교를 보게 된다. 케이블을 사용하여 교량을 길게 뽑는 형식은 중력에 저항하기 위한 첨단의 기술을 적용하기 때문에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주경간 길이)가 기술의 척도로 활용된다. 현존하는 가장 최장의 주경간 길이는 일본 아카시대교의 1,991 m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이순신대교가 1,545 m로서 이에 못지 않는 실적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건설중인 터키 차나칼레교는 주경간이 2,023 m에 달하며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 건설회사인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주관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케이블교량 분야에서의 우리 기술의 약진은 실로 놀라운 성과이며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앞으로의 30년을 내다보며 교량 기술은 어디까지 변화해 있을까 생각해 본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2050년까지 50개의 미래 건설을 이끌 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 이중 하나가 신소재 적용 하이브리드 5K 교량 기술이다. 표면적으로는 주경간 길이 5 Km에 달하는 기술을 의미하지만 비단 길이만의 증가보다는 다양한 미래 형식을 포괄하는 기술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앞으로 30년 후까지 내다보며 미래형 초연결 기술의 발전 모습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미래 환경의 예측과 요구 기술]
사회 환경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COVID-19으로 인하여 더욱 실감하게 된다. 건설환경 분야에서도 예상되는 환경 변화를 요약해보면 1) 기후 변화 등 자연환경 변화 2) 탄소 중립, 지속가능 발전 등 경제 정치 환경 변화 3) 모빌리티 수요 증대, 고령화, 무인화 등 사회 환경 변화 4) 인공지능 등 기술 환경 변화를 들 수 있다. 미래 30년을 전망할 때 반으로 나누어 2035년까지를 중단기로 볼 수 있다. 이 때까지 예상되는 요구 기술은 그림 1과 같이 1) 횡단형식의 다변화 2) 고성능, 고기능, 고강도, 경량, 친환경 신소재 3) 스마트패토리형 유지관리 4) 설계 패러다임의 변화 5) 자율주행차량 관제 등 사용자/관리자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30년 후인 2050까지의 전망은 사실상 쉽지 않다. 2035년까지 현재의 기술에 근거한 5K 기술은 개발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5K 수준의 횡단 프로젝트 기술 양상은 물류산업 변화나 사업성 확보 요구에 따라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교량이 비단 교통의 연결 뿐만 아니라 초장거리 물류 효율화나 하이퍼루프의 수단으로 활용될 것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파이프라인 시스템 및 네트워크 구축으로서의 교량은 multi-functional 기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지관리 무인화와 설계상 morphology optimization 등도 예상된다.
[미래 교량의 모습]
그렇다면 미래 교량의 모습은 어떠할까? 노르웨이는 빙하가 긁고 간 fjord로 인해 수백 미터에 달하는 깊은 수심을 갖고 있다. 최근 ferry를 대체할 교량 연결 프로젝트가 가시화되었고 다양한 미래 교량을 검토한 결과 주탑을 지탱하는 폰툰을 tension-leg platform (TLP)으로 해저에 고정시키는 그림 2와 같은 부유식 교량을 선정하였다.
이외에도 그림 3과 같은 수중 교량도 여러 국가에서 논의되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가?]
현재 논의 중인 미래의 초연결 교량기술(5K 기술)의 아젠다는 크게 4대 중점분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 미래형 초연결 교량 기술 선점
- 부유식/수중교량 등 미래형 기술 확보
- 5 Km 대수심 횡단 기술 선점
* 환경변화 적응형 지속가능 기술 구현
- 해수면 상승에 탄력적인 기초 형식 구현
- 에너지자립형 그린 기술 개발
* 스마트팩토리형 시공 및 유지관리 실현
- 프리팹 급속 시공의 해양환경 확장
- 디지털 기반 O&M 전환과 무인자동화 실현
* 지능형 정보와 안전한 주행 환경 제공
- 초장대교량의 관제 기술 서비스 제공
- 성능 기반 리스크 관리기술 개발
특히 설계 코드 기반의 경직된 설계에서 벗어나 설계자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5K 기술은 전형적 형식에서 탈피하여 보다 과감한 도전과 함께 그림 4와 같이 수중과 수상을 넘나들며 대변위를 허용하되 변형의 속도를 제어하는 방식으로의 추진이 예상된다. 또한 그림 5와 같이 물류와 다양한 교통방식을 수용하는 multi-functional 데크 단면 형상을 그려볼 수 있다.
[맺음말]
분리되어 있는 공간을 연결하는 것은 인류가 갖는 기본적인 요구이다. 지금은 제주도를 비행기로만 가지만 머지 않아 KTX로 여행하는 것은 어떨까? 상하이도 육로로 연결될 수 있다. 통일이 실현된다면 4 Km의 비무장지대를 보전하는 차원에서 5K 교량 기술로 한번에 건너는 것은 어떨까? 그 동안 추격형 기술개발을 충실히 수행하여 100개 가까운 케이블교량 보유 기술국으로 성장했다면 이제 미래형 초연결 기술에서는 한국형 5K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로 나아가는 꿈을 꾸어 본다. 미래는 꿈을 꾸는 자들의 몫이다.
요즘 연구실 석박사과정생들을 보면서 내가 한참 석박사과정 연구를 하던 시기를 회상해본다. 당시만 해도 사장교와 현수교로 대표되는 케이블교량은 우리나라에 3개밖에 없었다. 남해대교, 진도대교, 돌산대교가 그 것이었는데, 당시 이 교량들은 우리 기술자가 건설에 참여하기는 하였지만 외국 차관사업에 의해 진행되어 외국의 기술로 지어진 것이다. 1990년초 일본 오사카항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사방에 즐비했던 케이블교량을 보면서 기술의 차이를 느끼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1년 현재 우리나라의 케이블교량은 93개로 집계되었다. 이제 교량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사장교(cable-stayed bridge, 경사진 케이블이 데크를 지지하여 긴 길이를 교각없이 건너는 방식)와 현수교(suspension bridge, 현수선 모양의 주케이블이 행어로 데크를 지지하여 긴 길이를 교각없이 건너는 방식)를 구별할 줄 알며, 한강을 비롯해 국토 곳곳에서 이런 특수교를 보게 된다. 케이블을 사용하여 교량을 길게 뽑는 형식은 중력에 저항하기 위한 첨단의 기술을 적용하기 때문에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주경간 길이)가 기술의 척도로 활용된다. 현존하는 가장 최장의 주경간 길이는 일본 아카시대교의 1,991 m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이순신대교가 1,545 m로서 이에 못지 않는 실적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건설중인 터키 차나칼레교는 주경간이 2,023 m에 달하며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 건설회사인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주관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케이블교량 분야에서의 우리 기술의 약진은 실로 놀라운 성과이며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앞으로의 30년을 내다보며 교량 기술은 어디까지 변화해 있을까 생각해 본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2050년까지 50개의 미래 건설을 이끌 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 이중 하나가 신소재 적용 하이브리드 5K 교량 기술이다. 표면적으로는 주경간 길이 5 Km에 달하는 기술을 의미하지만 비단 길이만의 증가보다는 다양한 미래 형식을 포괄하는 기술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앞으로 30년 후까지 내다보며 미래형 초연결 기술의 발전 모습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미래 환경의 예측과 요구 기술]
사회 환경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COVID-19으로 인하여 더욱 실감하게 된다. 건설환경 분야에서도 예상되는 환경 변화를 요약해보면 1) 기후 변화 등 자연환경 변화 2) 탄소 중립, 지속가능 발전 등 경제 정치 환경 변화 3) 모빌리티 수요 증대, 고령화, 무인화 등 사회 환경 변화 4) 인공지능 등 기술 환경 변화를 들 수 있다. 미래 30년을 전망할 때 반으로 나누어 2035년까지를 중단기로 볼 수 있다. 이 때까지 예상되는 요구 기술은 그림 1과 같이 1) 횡단형식의 다변화 2) 고성능, 고기능, 고강도, 경량, 친환경 신소재 3) 스마트패토리형 유지관리 4) 설계 패러다임의 변화 5) 자율주행차량 관제 등 사용자/관리자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30년 후인 2050까지의 전망은 사실상 쉽지 않다. 2035년까지 현재의 기술에 근거한 5K 기술은 개발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5K 수준의 횡단 프로젝트 기술 양상은 물류산업 변화나 사업성 확보 요구에 따라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교량이 비단 교통의 연결 뿐만 아니라 초장거리 물류 효율화나 하이퍼루프의 수단으로 활용될 것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파이프라인 시스템 및 네트워크 구축으로서의 교량은 multi-functional 기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지관리 무인화와 설계상 morphology optimization 등도 예상된다.
[미래 교량의 모습]
그렇다면 미래 교량의 모습은 어떠할까? 노르웨이는 빙하가 긁고 간 fjord로 인해 수백 미터에 달하는 깊은 수심을 갖고 있다. 최근 ferry를 대체할 교량 연결 프로젝트가 가시화되었고 다양한 미래 교량을 검토한 결과 주탑을 지탱하는 폰툰을 tension-leg platform (TLP)으로 해저에 고정시키는 그림 2와 같은 부유식 교량을 선정하였다.
이외에도 그림 3과 같은 수중 교량도 여러 국가에서 논의되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가?]
현재 논의 중인 미래의 초연결 교량기술(5K 기술)의 아젠다는 크게 4대 중점분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 미래형 초연결 교량 기술 선점
- 부유식/수중교량 등 미래형 기술 확보
- 5 Km 대수심 횡단 기술 선점
* 환경변화 적응형 지속가능 기술 구현
- 해수면 상승에 탄력적인 기초 형식 구현
- 에너지자립형 그린 기술 개발
* 스마트팩토리형 시공 및 유지관리 실현
- 프리팹 급속 시공의 해양환경 확장
- 디지털 기반 O&M 전환과 무인자동화 실현
* 지능형 정보와 안전한 주행 환경 제공
- 초장대교량의 관제 기술 서비스 제공
- 성능 기반 리스크 관리기술 개발
특히 설계 코드 기반의 경직된 설계에서 벗어나 설계자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5K 기술은 전형적 형식에서 탈피하여 보다 과감한 도전과 함께 그림 4와 같이 수중과 수상을 넘나들며 대변위를 허용하되 변형의 속도를 제어하는 방식으로의 추진이 예상된다. 또한 그림 5와 같이 물류와 다양한 교통방식을 수용하는 multi-functional 데크 단면 형상을 그려볼 수 있다.
[맺음말]
분리되어 있는 공간을 연결하는 것은 인류가 갖는 기본적인 요구이다. 지금은 제주도를 비행기로만 가지만 머지 않아 KTX로 여행하는 것은 어떨까? 상하이도 육로로 연결될 수 있다. 통일이 실현된다면 4 Km의 비무장지대를 보전하는 차원에서 5K 교량 기술로 한번에 건너는 것은 어떨까? 그 동안 추격형 기술개발을 충실히 수행하여 100개 가까운 케이블교량 보유 기술국으로 성장했다면 이제 미래형 초연결 기술에서는 한국형 5K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로 나아가는 꿈을 꾸어 본다. 미래는 꿈을 꾸는 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