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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개발과 표준화




김기영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SNU공학컨설팅센터 산학협력중점교수



김기영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SNU공학컨설팅센터 산학협력중점교수

코로나19 펜데믹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국가적으로뿐만 아니라 산업체, 학교, 연구소에서는 코로나19 극복 및 4차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더욱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지하듯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타(Big Data), 차세대통신(5G), 인공지능(AI), 로봇,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의 4차산업혁명을 대표하는 핵심 기술들은 다양한 산업들과의 융복합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인간의 삶과 환경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바꾸어 주고 있다.

한해가 시작되는 1월이 되면 혁신적인 미래 기술들의 각축장이 되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소비자 가전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를 보면 미래 첨단 기술에 대한 전 세계 혁신기업들의 기술 및 제품의 트렌드를 잘 알 수 있다. CES 2022에서는 최근 가장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반으로 활발한 기술 개발과 제품이 만들어지고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 미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 및 제품이 소개되었다. 이렇듯이 인간의 삶과 환경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바꾸어 주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빠른 기술 개발 및 제품화로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연구개발(R&D)도 필요한데, 초기 연구 및 기술 개발단계부터 원천 핵심 기술 개발과 관련 분야의 표준화를 통해 시장 지배적인 글로벌 표준 기술을 선점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 및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연구개발(R&D), 즉 핵심 기술 개발과 표준화를 연계하는 연구개발(R&D) 전략은 갈수록 무한 경쟁의 장이 되어버린 ICT 분야에서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본 고에서는 4차산업혁명으로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융합으로 혁신적인 기술과 새로운 제품들이 빠르게 창출되는 글로벌한 시장 환경에서 대기업,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원천 핵심 기술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한 스타트업 및 대학의 연구실과 연구소에서 미래 핵심 기술의 연구 및 개발 시에 고려해야 하는 기술 표준화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표준과 표준화란?
우선 표준(Standard)은 일상생활에서도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용어로 “무게, 질량, 범위, 품질 등의 측정 원칙이나 공정, 분석 방법 등의 기술, 혹은 사회 문화 관습이나 가치 등이 이해관계자들의 합의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한국표준협회에서 정의하고 있다[1]. 산업적인 입장에서 다시 설명하면 표준(Standard)은 “합의에 의해 작성되고 공인된 기관에 의해 승인된 것으로서 주어진 범위 내에서 최적 수준의 성취를 목적으로 공통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을 위한 규칙, 지침 또는 특성을 제공하는 문서”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과학, 기술 및 경험에 대한 총괄적인 발견사항들에 근거하여야 하며, 공동체 이익의 최적화 촉진을 목표로 제정되어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2].

그럼 표준화(Standardization)라는 용어는 “국제적 통념에서 실질적이거나 잠재적인 문제들과 관련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일상적이고 반복되는 사용을 위한 규정을 수립하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는데[2], 이를 ICT 분야 입장에서 다시 설명하면 ICT 제품, 서비스들을 사용하는 다수 사람의 편익을 목적으로, 특정한 활동을 바르게 접근하기 위한 규칙을 작성하고 이를 적용하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결론으로 표준화는 어떤 특정의 활동을 순서 있게 접근할 목적으로 규칙을 세우고, 이것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관계하는 모든 사람의 이익, 나아가 최량의 경제성을 촉진함은 물론, 기능적인 조건과 안전성의 요구까지 유의하면서 관계하는 모든 사람의 협력하에 이루어지는 조직적인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3].

따라서 ICT 분야에서의 혁신적인 기술이 탑재된 새로운 제품 개발 시에 표준화를 통해 관련 기술에 대한 표준 규격이 제정된다면 해당 제품들의 생산, 소비, 유통 등의 측면에서 호환성 확보와 기본 품질 보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다음 장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표준화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2. 표준화의 역할과 가치
그럼 표준과 표준화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표준화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서 살펴보자. 표준화의 목적은 한마디로 말하면 표준의 정의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전 세계 사용자들의 제품 또는 서비스 사용 측면에서 편의성을 위한 생산비용 절감, 가격경쟁력 제고, 품질 향상 및 제품, 서비스의 호환성 제고가 가장 중요한 역할로 생각된다. 다시 말하면 특정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를 전 세계 모든 사용자가 경제적인 가격으로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ICT 분야 중 특히 이동통신 기술이 2G 아날로그에서 3G 디지털 기술로 바뀌는 급격한 발전이 진행됨에 따라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디지털 로밍 기술의 개발을 통해 이동통신 단말기의 사용이 확대되면서 이동통신 원천 기술 개발 및 국제 표준화의 필요성 및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가 있었다, 물론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Long Term Evolution)가 글로벌 이동통신 기술의 표준으로 정해져서 전 세계의 많은 나라의 사용자들이 우리나라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가 되었고, 지금은 5G 이동통신 기술인 NR(New Radio) 기술이 적용된 5G 스마트폰이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은 국제 표준화의 결과로 5G 이동통신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만들어져 글로벌 통신 업체들이 동일한 5G 이동통신 표준이 적용된 5G 스마트폰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혁신적인 기술 및 제품 개발 시에 관련 기술들의 국제 표준화 추진은 새로운 시장 진출 및 선점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제품 개발 전에 원천 기술을 선 개발하여 국제 표준화를 통해 국제 표준으로 제정하여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전 세계 기업의 제품들에 대해 기술 로열티를 받는 수익 창출이 ICT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런 국제 표준 기술의 선점은 경쟁사의 초기 시장 진입을 막는 진입 장벽뿐만 아니라 부가가치로의 창출로 이어져 표준화의 경제적인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

3. 기술 개발과 표준화의 연계
위에서 표준화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산업체, 학교, 연구소에서 개발하는 경쟁력 있는 기술들이 국제 표준 기술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표준화는 연구개발(R&D)의 모든 단계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중요한 부분으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면 이를 제품 개발과 상용화로 연계하는 일반적인 연구개발 형태에 표준화라는 단계를 추가하여 전체 연구 및 개발에 표준화를 연계하는 지속적인 순환 연구개발(R&D)은 특히 지식 및 정보가 빠르게 전파되고, 국가 간 또는 기업 간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은 ICT 분야에서는 기술 개발단계부터 표준화의 고려는 시장 선점을 위한 좋은 사업 전략이 될 것이다.

즉 ICT 분야에서 표준화는 기술 개발과 제품 상용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통해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시장에서 기술적으로 최대한 먼저 인정받아 시장을 개척하고 장악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다. 아래 [그림1]은 기술 개발과 표준화의 연계를 도식화한 것으로 간략하게 설명을 하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할 때 표준화를 선행적으로 고려하여 우선으로 개발한 핵심 기술을 원천 기술로의 특허권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표준화를 추진하여 국내외 표준으로 제정한 후에 제품 개발과 상용화를 전개하는 기술 개발과 표준화의 연계는 무한 기술 경쟁 시대에 기술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그림1] 기술 개발과 표준화(출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2019년)
아래 [그림2]는 표준화 추진 형태를 기술의 특성에 따라 선행 표준화, 병행 표준화, 후행 표준화로 구분하여 설명하는데, 5G 및 6G와 같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국가적으로 기간망을 담당하는 역할이라 선행 투자를 기반으로 선행 연구 및 핵심 기술 개발에 의한 선행 표준화가 이루어지는 분야이고, 사물인터넷(IoT) 및 클라우드 등과 같이 산업계 전반에서 사용하는 기술들은 산업계에서 경쟁 우위가 있는 기술과 제품들의 기술을 표준화하는 병행 표준화가 진행되는 분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후행 표준화는 공공재로의 성격이 강한 지상파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DMB) 기술과 재난 안전통신망(Public Safety Network) 기술 등과 같이 이미 개발된 기술들을 공공 표준으로 확정한 경우로 볼 수 있다.

[그림2] 기술 개발과 표준화(출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2019년)
4. 표준화와 산학 협력
ICT 분야에서 선행 연구개발(R&D)과 국제 표준화에 오랜 기간 참여한 경험에 비추어, 특히 차세대 무선통신 분야를 보면 1세대 아날로그 통신 기술이 디지털 통신 기술로 큰 변화가 생기면서 전 세계를 본격적인 개인휴대통신 시대로 이끈 2세대(2G) 디지털 통신 기술인 CDMA(Code Division Multiplex Access)와 TDMA(Time Division Multiplex Access) 통신 기술, 그리고 음성 통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3세대(3G) WCDMA(Wideband CDMA) 통신 기술, 본격적으로 고속 데이터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룬 4세대(4G) LTE(Long Term Evolution) 통신 기술, 초고속, 저지연, 초연결 시대를 가능하게 해줄 현재의 5세대(5G) NR(New Radio) 통신 기술, 미래의 초지능화 시대의 도래를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6세대(6G) 무선통신 기술들은 산업체, 학교 및 국가 연구소 등에서 오랜 기간의 공동 연구와 원천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상용화 및 제품화가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이런 국가 기간망 성격의 무선통신 서비스를 위한 기술들은 선행 R&D를 기반으로 핵심 기술들이 짧게는 2년, 길면 4년 정도의 국제 표준화와 표준 규격 제정을 통해 전 세계의 글로벌 통신 사업자 및 개발 업체들은 서비스와 제품의 상용화를 진행한다. 이런 측면에서 기반 및 핵심 기술의 개발과 표준화에 대한 산학 협력은 해당 분야에서 오랜 연구 활동을 통해 전문지식과 경험이 많은 학교와 산업체에게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협력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하면 ICT 분야의 우수한 석 박사급의 연구 인력을 보유한 학교와의 산학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연구 결과물을 기반으로 산업체와 학교의 전략적인 국제 표준화 추진은 국내외의 여러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볼 수 있듯이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표준화는 사업화 추진 시에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사안으로 생각된다.

최근 ICT 분야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을 통한 스타트업과 학교 연구실 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우수한 신기술 개발을 통해 선 제품 출시 후에도 시장 개척 또는 기존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을 볼 수 있다. 특히 신기술 개발을 통한 사업화 추진을 원하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에서는 개발한 기술에 대한 표준화 가능성 및 국제 표준 기술의 흐름을 파악하여 추가 개발의 방향성을 검토하는 표준화 추진도 국제 공인된 기술의 신뢰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과 선점을 위한 중요한 사업 전략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표준화라는 부가적인 연구개발 단계가 재정적으로 충분한 여력이 없는 스타트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으나 국가적으로 국내 및 국제 표준화를 지원하는 과제 및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이를 활용하여 핵심 기술 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국제 표준화 추진이 세계 시장 개척의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고려했으면 한다.

이상으로 ICT 분야에서의 기술 개발과 표준화는 연구개발 시에 단순히 고려해야 하는 단계, 또는 연구개발 시에 따라야 할 기준이 아니라, 특히 미래 원천 핵심 기술의 개발과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글로벌시장 선점이 필요한 무한 경쟁 시대에, 산업체와 혁신적인 연구 및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와 연구소에서는 기술 선점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표준과 표준화는 강제성이 있는 법규와 달리 이해 당사자들의 합의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많은 이해관계자 즉, 중소기업, 스타트업, 학교 등에서도 표준화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표준화 활동을 통해 세계적인 표준 기술을 갖는 작지만 강한 기술회사들이 많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1] 한국표준협회 홈페이지(ksa.or.kr)
[2] 국가표준인증통합시스템(standard.go,kr)
[3] 한국정보통신협회 홈페이지(t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