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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현
KIST 숭실대학교 기계공학부



박태현
숭실대학교 기계공학부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수소경제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수소차(수소전기차)를 “fool cells” 또는 “dumb”라는 표현을 쓰며 조롱한 바 있다[1]. 또한 많은 사람들이 수소차 및 이 안의 연료전지 기술에 많은 회의적인 질문을 한다. 질문의 내용은 수소차를 사용하기 위해선 수소를 생산해야 하며, 수소 생산을 위해선 전기가 사용되는데, 그렇다면 오히려 에너지 변환 효율을 고려하면 손해가 아니냐는 것이다. 열역학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러나 수소경제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등)의 보급률 향상이 어떠한 관계를 이루고 있는지 이해한다면 전기차와 수소차의 관계 및 수소경제의 필요성과 지향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특징: 전력 수요∙공급의 불일치

2021년 현재,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급속히 늘고 있지만 아직 전세계적으로는 발전원을 원자력, 화력, 수력 등의 전통적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 발전 방식의 특징은 발전을 인간이 원하는 때에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동 속도 및 상황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인간의 필요 하에 발전의 시작 및 종료가 가능하므로 인간이 주로 활동하는 낮시간에는 발전량을 늘리고 밤 또는 기타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때에는 발전량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은 시작/종료를 신속하게 할 수 없는 특성상 고정 부하에 대응하고, 화력∙수력이 동적 부하에 대응하는 것이 국내를 비롯한 많은 전기료가 저렴한 나라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을 사용해도 수요∙공급의 불일치는 피할 수 없으나 양수 등의 방식을 이용하여 국내에서는 어느정도 수요∙공급 불일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의 전통 발전방식과의 차이점은 공급을 쉽게 조절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태양광∙태양열 발전은 해가 떠있는 낮시간 및 흐리지 않은 경우에 가능하며, 풍력발전도 인간이 필요한 때에 맞춰 바람을 불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요에 맞춰 발전량을 인간이 조절할 수 없다.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지 않다면 문제가 없지만, 최근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 문제에 대해 민감하고 정책적으로 탈탄소화의 추구, 기업에서의 ESG 경영 등이 화두에 오름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 및 보급률이 급속히 증가했다. 이미 2020년을 기점으로 유럽 연합 27개국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38%로 화석연료발전량 37%를 넘기 시작했으며 미국도 캘리포니아주는 32%를 넘는 등 더 이상 신재생에너지 보급비율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2,3].

덕 커브(Duck curve) 현상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향상에 따른 수요∙공급 불일치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15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태양광 발전 비율의 증가에 따라 낮시간 급격한 전력 공급 향상으로 인해 오전 9시, 오후 8시 부근 2번에 걸쳐 최대 전력 부하가 발생했으며, 이는 태양광 발전 보급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더욱 심해지고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전기 저장 관련 문제가 중요해지게 된다.
그림 1 미국 캘리포니아 ISO에서 예측한 덕 커브 [4][1]

전기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은 신재생에너지의 이러한 특징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로 배터리 방식과 비배터리 방식으로 나뉜다.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일반적이고 잘 알려진 방법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인데, 대표적인 리튬배터리는 타 배터리 대비 에너지 저장 밀도가 높아 많은 전기에너지 저장이 가능하며, 충∙방전 효율 또한 매우 높아 ESS 핵심 기술로 여겨진다. 그러나 현재도 ESS와 함께 전기차 생산 증가 등과 맞물려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기 저장용량과 비례하여 크기와 무게가 커지는 리튬배터리의 특성상 대용량의 에너지를 저장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수전해를 통한 수소 저장방식은 P2G (Power to gas) 방식으로 배터리 방식의 전기 저장과 비교하여 부피 및 무게 대비 저장량을 대용량으로 할 수 있으며 리튬배터리와 같이 리튬 원자재에 의존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비록 전기 충방전 효율은 전기화학적 에너지변환과정에 따라 열역학적으로 배터리 충방전 효율에 비해 낮지만, 신재생에너지의 수요∙공급 불일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구분 P2G ESS 특징
저장형태 전력 → 연료 전력 ↔ 연료 P2G는 CO2 재사용 가능
기능/역할 신재생출력 안정화
(송전제약 해소)
신재생출력 안정화
(주파수, 예비력)
P2G: 단방향
ESS: 양방향 (충방전)
설비용량(MW) 0.01~1,000 0.1~20 P2G: 대용량 가능
ESS: 소용량 한정

전기차와 수소차의 차이

신재생에너지와 수소의 관계와 함께 친환경 미래자동차의 대표 종류로 여겨지는 전기차와 수소차도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언급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주장대로 에너지 변환효율이 전기차가 수소차보다 높기 때문에 수소차는 옳지 않다는 주장은 어느정도 맞지만, 관련 업계 및 전문가는 대부분 전기차와 수소차는 경쟁재가 아닌 보완재라고 생각한다. 이는 전기차와 수소차의 가장 큰 차이점인 연료전지의 유무 및 이에 기인한 에너지 충전속도 및 저장밀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림 2 미국 테슬라 사의 전기차 모델3 및 현대자동차의 수소트럭 엑시언트[5,6]

기술적으로 부피 및 무게 대비 에너지 저장밀도를 고려하면 일정 부피 및 무게 대비로 작은 용량에서는 배터리가, 큰 용량에서는 연료전지가 유리하다[7]. 이 특성 덕분에 아폴로 우주선에 연료전지가 탑재됐던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8]. 따라서 전기차와 수소차를 비교하면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하는 승용차는 전기차로, 상용차와 같은 중대형 차량은 수소차로 활용하려 한다. 특히 아래 그림에서 예상한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에서 차지하게 될 파워트레인 전체 저장공간 비교 그림을 보면 트럭과 같은 큰 상용차는 더욱 수소차 방식이 맞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상용차는 승용과 비교하여 긴 운전거리와 긴 운행시간으로 충전시간이 빠른 수소차가 더욱 유리하며, 특히 정해진 경로로만 다니는 특징은 수소충전소 건설에 있어서도 유리한 특징이다. 따라서 도심 운행으로는 전기차, 먼 도시간 운행을 목적으로는 수소차가 알맞다. 이미 넥쏘를 시작으로 상용 수소차 기술을 인정받은 현대자동차는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세계 최초로 양산 및 유럽으로 수출했으며, 코나EV, 아이오닉5 등의 승용 전기차를 동시에 출시하는 것은 수소차와 전기차의 특성에 기반한 당연한 결과이다.

그림 3 디젤, 배터리, 수소 이용 트럭의 에너지밀도 및 가격[9]

발전용 연료전지: 인산 연료전지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인산 연료전지(PAFC, phosphoric acid fuel cell)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두산퓨얼셀과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 블룸에너지 사가 양분하고 있다. 비록 포스코에너지에서 미국 퓨얼셀에너지 사의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 molten carbonate fuel cell) 기술을 제휴하여 한때 두산퓨얼셀의 PAFC 보급과 경쟁하기도 했지만 내구성 문제와 이에 따른 유지보수 관련 양 사의 갈등으로 현재는 신규보급이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두산퓨얼셀의 PAFC와 블룸에너지의 SOFC만을 비교하면, 일단 두 연료전지 모두 상대적 고온(PAFC: 약 200 °C, SOFC: 600~1000 °C)에서 작동하며 이는 80 °C 부근에서 작동하는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PEMFC, polymer electrolyte membrane fuel cell)와 비교된다. 높은 작동온도는 PEMFC 기술이 초고순도 수소만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어, 시스템상 개질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PAFC보다 높은 작동온도를 요하는 SOFC는 현재 수준에서 냉각모듈을 필요로 하지 않는데, 이는 오히려 전기화학반응을 통한 발전과 함께 수반되는 열에너지를 난방∙온수 등으로 동시에 이용하는 열병합발전 형태로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약 40%의 전기 발전효율을 가지는 PAFC 시스템 대비 60%가 넘는 발전효율을 보이는 SOFC 시스템이 발전용으로는 더 유리할 수 있으나, 주거단지와 같이 전기에너지와 열에너지 모두를 필요로 하는 데에는 PAFC가 더 유리할 수 있다. 이러한 열병합발전 방식을 잘 이용한 국내 사례로 두산퓨얼셀에서 공급한 부산 해운대구의 PAFC 발전소 부산그린에너지가 있다.

그림 4 부산 해운대구 부산그린에너지

SOFC 발전방식은 또한 매우 높은 온도에서 동작하는 특성상 탄화수소계(메탄, 일산화탄소 등) 연료를 직접 사용할 수 있어, 아직 신재생에너지가 보급중인 중도기에는 활용도가 더 높은 이점이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메탄 개질을 통해 나오는 수소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및 이를 통한 순수한 에너지수송체로서의 수전해 수소 비율이 증가할수록 이러한 이점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수소경제 완성기에는 PAFC 발전과 SOFC 발전의 차이는 열병합 발전일지 높은 변환효율의 전기발전이 필요한지에 따라 정해질 것이다. 이와 함께 PEMFC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전해 수소가 주 연료가 될 때 현재의 CO 피독에 취약한 Pt 촉매 문제가 줄어들고 수송용 수소 공급 문제도 원활해질 것이다.

에너지원과 에너지수송체

따라서 에너지원(Source)과 에너지수송체(Carrier)의 개념으로 나눌 때, 앞으로 다가오는 수소경제에서의 수소는 에너지원이 아닌 에너지수송체라 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낮아, 현재는 메탄을 증기개질(Steam reforming)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 현 수소에너지는 완전한 무탄소 방식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향후 신재생에너지 보급율이 매우 높아지게 되면 수소경제를 통해 완전한 무탄소 사회를 이뤄낼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수소경제가 지향하는 바이다.

[참고문헌]


https://www.wealthdaily.com/articles/elon-musk-hates-hydrogen-fuel-cells-but-it-s-not-why-you-think/98074
https://news.kotra.or.kr/user/globalBbs/kotranews/782/globalBbsDataView.do?setIdx=243&dataIdx=188092
https://www.energy.ca.gov/data-reports/energy-almanac/california-electricity-data/2019-total-system-electric-generation/2018
• California ISO. What the Duck Curve Tells Us about Managing a Green Grid; California ISO: Folsom, CA, USA, 2015.
https://www-trucknbus.hyundai.com/kr/news/Releases/trucknbus-hydrogen-191121?sn=BL00000533
https://news.joins.com/article/23639420
• M. Winter, R. J. Brodd, What Are Batteries, Fuel Cells, and Supercapacitors?, Chem. Rev. 104, 10, 4245-4270 (2004).
https://airandspace.si.edu/collection-objects/fuel-cell-apollo/nasm_A19730934000
• Sector Update 2020.7.7 자동차, 삼성증권.
https://www.busan.go.kr/news/totalnews01/view?dataNo=59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