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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웅
전남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조교수


윤대웅
전남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조교수

물리탐사에서의 AI 기술 활용


다른 분야들과 마찬가지로, 최근 물리탐사 분야에서도 AI 붐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물리탐사 자료처리 분야에서는 전통적으로 뉴턴역학, 맥스웰방정식, 파동방정식 등과 같은 물리적 이론을 기반으로 한 기술들이 개발되어 왔는데, 최근 들어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물리탐사 자료처리 분야에도 머신러닝 기술이 도입되면서, 기존의 이론 기반 접근 방식(Theory based approach)을 자료 기반 접근 방식(Data driven approach)으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자료처리의 특정 프로세스가 아닌, 전처리 과정을 포함한 자료처리의 대부분의 과정을 대체하기 위한 연구들이며,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이는 물리탐사 자료처리 방식에서 AI 기술로 인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탄성파 탐사에서는 자료 내삽, 잡음 제거, 속도 분석, 암염/단층 분류, 초동 발췌, 암상 분석, 중력 및 자력, 전기 및 전자탐사에서는 모델링 및 역산 등의 문제에 기존 방식을 대체하기 위한 AI 활용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여러 분야 중에서도 탄성파 탐사 자료 내삽 분야에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탄성파 탐사 자료 내삽


탄성파 탐사는 다이너마이트, 에어건과 같은 발파 장치를 이용하여 탄성파를 발생시키고, 지반 매질을 통해 전파된 신호를 수신기에서 획득한 자료를 분석하여 지하 구조 및 속도 물성 분포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탄성파 탐사 자료 획득 시, 수신기의 기계적 결함이나 지형적 접근성 제한 또는 경제적 비용 등의 문제로 자료를 부분적으로 획득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탐사자료의 전처리 단계에서 트레이스 내삽(trace interpolation) 기법이 적용된다. 여기서 트레이스란 하나의 수신기에서 시간에 따른 신호의 크기로 기록된 시계열 자료를 의미하고, 여러 수신기에서 얻어진 트레이스들을 송수신기의 거리에 따라 표현한 자료를 게더(gather)라 한다(그림 1). 트레이스 내삽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들이 개발되어 왔는데, 기존에는 주로 파형 및 주파수 분석 등을 이용한 이론 기반의 접근 방식을 이용하여 내삽을 수행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적인 내삽 방식은 잡음이 존재하는 현장 자료에 적용하였을 때 예측 정확도가 낮거나 실행 비용이 높아 효율성에서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최근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료 기반 접근 방식인 딥러닝 기술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그림 1> (a) 손실된 탄성파 탐사 자료와 (b) 복구된 탄성파 탐사 자료

트레이스 내삽에 딥러닝을 적용하는 방식에는 자료를 보는 관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먼저, 탄성파 탐사 자료를 이미지와 같은 게더로 보는 방식에서는, 영상처리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는 Convolutional Neural Network(CNN) 기반의 Super-Resolution(SR)과 같은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다. 이 방식은 SR 기술에서 저해상도의 자료를 고해상도로 변환하는 원리와 유사하게, 손실된 게더를 복구된 게더로 변환하는데 딥러닝 기술을 사용한다. 정답이 있는 자료를 이용하여 모델을 학습하는 지도학습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과 같은 비지도학습 방식을 활용하는 연구도 소개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게더 기반의 내삽 방식은 게더에서 추출된 일정 크기의 패치를 CNN의 입출력으로 사용하여 내삽 모델을 학습한다(그림 2). 두 번째 방식은 탄성파 탐사 자료를 이미지가 아닌 시계열 트레이스의 집합으로 보는 방식으로, 딥러닝 네트워크의 입출력으로 이미지가 아닌 트레이스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그림 3과 같이 부분적으로 연속된 세 개의 트레이스에서 두 개의 트레이스를 입력으로, 그 중간의 트레이스를 정답으로 사용하여 딥러닝 기반 내삽 모델을 학습하고, 학습된 모델을 이용하여 손실된 자료를 복구하는 원리이다. 이 방식은 학습 과정에서 다양한 조합으로 입출력을 사용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간격에서의 내삽 및 외삽 모델 학습도 가능하다. 이와 같은 트레이스 기반의 내삽 방식에서는 시계열 자료에 효율적인 Recurrent Neural Network(RNN) 계열의 알고리즘을 사용하였다.
<그림 2> CNN을 이용한 게더 기반의 탄성파 자료 내삽 모델의 학습
<그림 3> 트레이스 기반 내삽모델의 학습 및 추론단계 예제

앞서 소개한 두 가지 방식은 각각 장단점이 존재한다. 먼저 게더 기반의 내삽 방식은 CNN 구조를 사용하기 때문에 복잡한 탄성파 자료에서 시공간 차원의 패턴을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정형화된 입력의 크기를 사용해야 해서 유연하지 못하고, 학습 자료의 레이블(정답)로 손실이 발생하지 않은 완전한 자료를 필요로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반대로, 트레이스 기반 내삽 방식은 추가적인 자료 없이도 손실이 발생한 원자료만을 이용해서 학습이 가능하고, 다양한 조합을 입출력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유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소수의 트레이스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게더 방식에 비해 공간적인 패턴 추출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현재는 앞서 나열한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앞의 두 가지 방식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형 내삽 기법을 개발 중에 있다.

이처럼 앞서 소개한 딥러닝 기반의 내삽 기법들은 추가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기존 이론 기반의 내삽 방식을 대체 가능할 정도로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이다. 특히, 개발된 내삽 기법은 잡음이 존재하는 현장 자료를 이용하여 학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내삽 방식과는 달리, 현장 자료에서도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이고, 빠른 추론 속도로 효율적인 내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딥러닝 기반의 내삽 방식은 물리탐사 자료처리 분야에서도 성공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온 대표적인 사례라 볼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물리탐사의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고, 이러한 스마트 자원탐사를 위한 AI 산업은 이제 막 시작된 초기 단계이다. 따라서 국내 자원탐사 분야에서도 AI 기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