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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 교수
국민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김재헌 교수
국민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전고체전지 개발 동향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과 리튬이차전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탄소중립의 실현은 인류의 큰 과제 중 하나이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배출된 온실가스는 여러 방법으로 흡수하여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영(0)으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화석연료의 사용은 억제하고 신재생에너지의 사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의 저장이 필수적인데 주요 수단으로 전지(battery, 電池)를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 생산의 경우도 내연기관의 사용을 줄이고 전지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electric vehicle, EV)의 보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지의 기본 단위는 전기화학셀(electrochemical cell)인데 셀은 두 개의 전극과 전해질로 구성된다. 두 개의 전극이 이온의 이동이 가능한 전해질에 놓였을 때 전극 사이에 외부 도선이 연결되고, 전극 사이의 전위차(전극 내 전자들의 에너지 차이)가 발생할 경우, 전자의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음극에서 전자를 내어주는 산화반응, 상대적으로 낮은 양극에서 전자를 받아들이는 환원반응이 자발적으로 발생한다. 이 때 전자는 음극에서 외부 도선을 통하여 양극으로 이동하고, 이온은 전해질 내에서 이동한다. 셀이 하나 이상 모여 포장되면 전지가 만들어지고, 자발적 반응과 반대 방향으로 전기를 가하여 충전이 가능한 전지를 이차전지(secondary battery)라고 한다. 현재 상업적으로 에너지밀도가 가장 높은 전지로 리튬이차전지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리튬을 함유한 금속산화물 양극과 흑연계 음극, 리튬이온을 포함하는 유기 액상 전해질로 구성된다. 그림1은 리튬이차전지의 작동을 나타낸다. 최근 리튬이차전지 시장은 전기차의 보급 확대와 함께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또한 1회 충전 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해 이차전지의 중량당 용량(Wh/kg)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신규 소재의 적용 지연으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한편, 안전성 측면에서도 전지의 화재에 의한 자동차의 안전사고 발생건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밀도 증가를 위한 전지의 고밀도화에 따라 안전성 확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림 1. 리튬이차전지 모식도[1]

고체 전해질과 전고체전지

리튬이차전지에서 액상 전해질은 리튬이온이 전도할 수 있는 매질로 셀 구성의 필수 요소이다. 전해질은 양 전극에서 산화환원 반응 발생 시 스스로 분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양 전극의 큰 전위차에 의해 높은 전압을 사용해야 하는 리튬이차전지에서는 전위 창(potential window, 전해질 분해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전압의 범위)이 좁은 수계 전해질 대신 전위 창이 넓은 유기 전해질을 사용한다. 전해질 제조는 전하를 함유할 수 있는 능력인 유전율이 높은 용매와 빠른 이온 전도를 위해 점도가 낮은 용매를 섞은 다음 리튬염을 이온화시켜 리튬이온의 빠른 전도가 가능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러한 액상 유기 전해질을 사용하면 셀 내부에 열이 축적되어 발화가 발생할 경우, 전해질은 화재의 연료가 되어 발열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리튬이온 전도가 가능한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면 화재의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또한 고용량 음극소재인 리튬금속의 적용도 가능하게 하고, 셀 설계 측면에서도 적층형 구조를 가능하게 하여 높은 중량당 용량 및 에너지밀도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한다(그림 2). 이러한 고체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전지의 모든 구성 요소가 고체로 이루어져 이를 전고체전지(全固體電池, all-solid-state battery)라 칭한다. 전고체전지는 유망한 차세대 전지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활발한 개발이 진행 중이다.
그림 2. 리튬이차전지와 전고체전지의 비교 (삼성SDI 홈페이지)[2]

고체 전해질의 특성과 종류

고체 전해질은 이온의 전도가 어려운 고체의 특성상 일반적으로 액체 전해질에 비해 낮은 리튬이온전도도를 나타낸다. 또한 주로 고체인 전극소재와 고체-고체 계면 형성의 어려움 때문에 계면에 높은 저항이 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림 2).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리튬이온을 포함하면서 빠른 리튬이온 전도가 가능한 고체 전해질 소재의 개발과 계면 저항을 낮추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계면 저항의 해결을 위해 전극소재와 고체 전해질 분말을 섞고 압력을 가해 복합 전극을 제조하거나, 압착을 위한 바인더 개발 연구, 전자전도 향상을 위한 탄소계 도전재 첨가 등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전해질-전극 사이의 높은 계면 저항은 해결이 필요한 과제이다.

리튬이온의 전도가 가능한 고체 전해질의 재료로는 크게 황화물계, 산화물계 및 고분자계 재료로 분류할 수 있으며, 고분자계는 여전히 화재에 대한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그림 3). 따라서 안전성 측면에서 무기계 재료를 고려할 수 있는데 산화물계는 전기화학적 안정성, 기계적 강도 등이 우수하나, 낮은 이온전도도와 높은 가공온도, 성형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반대로 황화물계 소재는 상대적으로 높은 전도도와 연성이 높아 성형성이 우수해 전극과 계면 형성에 유리한 장점과 대기 안정성이 취약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 상업적 적용을 위해서 소형 전지에는 산화물계의 적용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나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에는 계면 저항을 줄이기 용이하여 충전을 빠르게 할 수 있는 황화물계 소재가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3. 다양한 고체 전해질 소재의 특성 비교[3]

전고체전지의 산업화 동향

상기 기술한 것처럼 전고체전지는 안전성과 에너지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차세대전지로 기대하고 있으며 성공적으로 개발에 성공한다면 “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시장에서 바라보고 있다. 고체 전해질 소재는 지난 수십 년간 개발되어 왔다. 초기에는 액체 전해질에 비해 부족한 리튬이온전도도가 가장 큰 문제였으나 최근 10-2 S/cm 이상의 이온전도도가 보고되었고,[4,5] 10-3 S/cm 이상의 전도도는 다수 보고되고 있어 전도도 측면에서는 액체 전해질과 동등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대기 안정성, 계면 저항, 양산 비용, 양산 공정 개발 등 해결해야 할 다양한 과제를 가지고 있다.
그림 4. 삼성전자 개발 Ag-C 음극 적용 전고체전지 모식도[6]

현재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상업적 대량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2020년 3월에 Ag-C를 음극으로 사용하는 전고체전지 개발을 발표하였다(그림 4).[6] 발표 논문에 따르면 개발한 전지를 적용할 경우, 1회 충전 시 800km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2021년 4월에 전고체전지를 탑재한 전기차 양산 계획을 발표하였다.[7]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시범 양산, 2027년 양산 준비, 2030년 경 본격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9월에 미국 UC San Diego와 상온 고속 충전이 가능한 실리콘 음극 적용 전고체전지 개발을 발표했다(그림 5).[8] 같은 달에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전고체전지를 적용한 전기차를 공개했고, 2030년까지 16조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9] 또한 중국 전기차 제조사 니오(NIO)는 가장 이른 2022년 4분기 전고체전지가 탑재된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10]
그림 5. LG에너지솔루션/UC San Diego 공동 개발 실리콘 음극 적용 전고체전지 모식도[8]

맺음말

필자가 2000년 서울공대 재료공학부 석사과정에 입학했을 때 처음 맡았던 일이 산화물 고체 전해질 소재의 합성이었다. 이후 다른 연구 주제로 석/박사과정을 마쳤지만 전고체전지의 개발 동향은 계속 관심의 대상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그때는 생각하지 못한 많은 발전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빠른 시일 내에 전고체전지가 탑재된 전기자동차가 양산되기를 희망한다.


[참고문헌]


[1] P. Roy and S.K. Srivastava, Nanostructured anode materials for lithium ion batteries,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3, 2454 (2015)
[2] https://www.samsungsdi.co.kr/column/technology/detail/56461.html?listType=gallery
[3] A. Manthiram et al., Lithium battery chemistries enabled by solid-state electrolytes, Nature Review Materials, 2, 16103 (2017)
[4] Y. Kato et al., High-power all-solid-state batteries using sulfide superionic conductors, Nature Energy, 1, 16030 (2016)
[5] Y. Seino et al., A sulphide lithium super ion conductor is superior to liquid ion conductors for use in rechargeable batteries,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7, 627 (2014)
[6] Y.-G. Lee et al., High-energy long-cycling all-solid-state lithium metal batteries enabled by silver–carbon composite anodes, Nature Energy, 5, 299 (2020)
[7]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4/22/2021042202290.html
[8] D.H.S. Tan et al., Carbon-free high-loading silicon anodes enabled by sulfide solid electrolytes, Science, 373, 1494 (2021)
[9]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05157#home
[10]https://m.mk.co.kr/stockview/?sCode=21&t_uid=6&c_uid=49058